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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면역회피’ 뛰어난 BA.5 변이…숙주에 붙어서 백신·항체 무력화

등록 :2022-07-12 17:31수정 :2022-07-13 11:35

전파력 BA.2 보다 35.1% 높아
면역회피 특성에 재감염 위험 ↑
중증화율 유사하다지만 안심 못해
코로나19 유행이 확산세로 돌아서며 3만명을 훌쩍 넘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모니터에 대기인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이 확산세로 돌아서며 3만명을 훌쩍 넘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관악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모니터에 대기인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세계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끌고 있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다. 전파력이 강하고 기존 변이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 재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방역당국 역시 BA.5가 국내 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자료를 보면, 7월 첫째주 BA.5 검출률은 35%로 앞선 주에 견줘 6.8%포인트 늘었다. 해외 유입을 포함한 국내 BA.5의 검출률은 6월 넷째주 10.4%에서 6월 다섯째주 28.2%로 껑충 뛰어 이번주 중 우세종이 될 거라 예상됐지만, 7월 첫째주는 35% 수준으로 주춤한 모양새다. 정부는 1~2주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BA.5가 곧 우세종이 돼 빠른 확산을 이끌 거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BA.5, 숙주에 붙어 면역 피해 ‘재감염’

코로나19 변이는 초창기 코로나바이러스를 기준으로 유전자가 하나 이상의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를 뜻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BA.1이고, BA.2는 스텔스 오미크론이다. BA.5는 BA계통에서 나온 다섯번째 후손 변이라는 뜻이다. 

전파력은 BA.2 < BA.4 < BA.5 순으로 강하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BA.5가 BA.2보다 35.1% 더 빠르게 전파된다고 분석했다. BA.2 역시 초기 오미크론 보다 30~50% 빠르다고 평가됐었다.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력이 강력해지는 모양새다.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BA.5가 우세종이다. 미국은 BA.5가 전체의 53.6%(7월2일 기준), 독일은 65.7%(6월 중순 기준), 포르투갈은 94%(6월27일 기준) 수준이다. 

BA.5의 확산이 우려스러운 건 면역 회피 특성 때문이다. 백신과 자연 감염으로 면역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BA.5에 노출되면 돌파감염 혹은 재감염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한국 역시 BA.5의 유입 이후 재감염률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재감염률은 5월 첫째주 0.59%에 불과했지만, 6월 다섯째주엔 2.87%로 크게 상승했다. 최근 감염자 100명 가운데 3명 가까이가 재감염이라는 뜻이다. 

BA.5는 숙주 세포에 달라붙어 면역세포에 의한 파괴를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 의대와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 연구진 분석 자료를 보면, 백신 접종 완료자들의 BA.5 중화항체 생성률은 초기 코로나19의 21분의 1 수준이었다. 자연 감염으로 완치된 사람들의 BA.5 중화항체 생성률 역시 18.7분의 1에 불과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감염을 예방하는 항체로, 중화항체 생성률이 높을 수록 감염예방 효과가 크다. 

다만 국내 재감염이 국외보다 크지는 않을 거란 예상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한국 오미크론 유행기간은 3월∼4월로 해외보다 최근에 감염이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상태기 때문에) 재감염 사례는 해외보다는 좀 적을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증화율 높다는 증거는 아직 없어

BA.5 증상은 기존 오미크론 등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침·콧물·두통·피로 등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고, 인후통과 코막힘이 더 한 경우도 있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 역시 콧물, 인후통, 두통, 지속적인 기침 및 피로 등의 증상을 확인했다. 다만 연구팀이 조사한 사람들 가운데 3분의 1 미만이 발열을 보고한 점이 기존 증상들과 차이가 있었다. 방대본 역시 “중증도가 증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없다. 해외 사례를 봤을 때도 위중증이라던가 사망률이 특별히 크게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계할 만한 부분도 있다. 최근 일본 도쿄대는 동물실험을 통해 BA.5가 BA.2보다 폐에서 18.3배 잘 증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A.5에 감염된 햄스터는 BA.2에 감염된 햄스터보다 체중이 더 많이 줄고, 폐세포 손상이 컸다. 기존 오미크론이 코·목 등 상기도를 감염시켰다면, BA.5는 하기도까지 침투해 폐렴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일반적으로 전파력이 세면 바이러스 중증화율이 낮지만, 이는 경향성을 말하는 것이지 반드시 그러리란 법은 없다”고 언급했다.  

박준용 juneyong@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