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지난해 폐쇄된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의 인수 주체로 나선 ㈜명신과 모기업인 엠에스(MS)오토텍은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이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업체다. 자칫 원청업체 현대차와의 관계가 틀어질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려는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박호석 총괄담당은 “현대차 입장에선 괘씸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보려 용기를 냈다”고 21일 <한겨레>에 밝혔다. 그는 “군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현재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출신인 박 총괄담당은 같은 현대차 출신의 이태규 ㈜명신 대표와 함께 지난해 2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인수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엠에스오토텍 경영진의 상당수가 현대차 출신이라 현대차의 양해 아래 군산공장 인수에 나선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 총괄담당은 “현실적으로 현대차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 어려움이 많다”며 “실제로 부품업체 중에는 같은 이유로 컨소시엄 참여를 고사하는 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명신은 지난달 말 한국지엠과 군산공장 매각·인수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토지와 건물은 11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10%를 지불했다. 취득 예정일은 6월28일로, 이때까지 나머지 대금을 치러야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 구조가 친환경 분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품 업체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군산공장 인수와 전기차 사업 진출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사업은 단순한 부품 구조로 인해 진입 장벽이 그렇게 높지 않다.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과 바이두 같은 정보기술(IT) 업체와 청소기를 만드는 다이슨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IMAGE2%%] 하지만 전기차 사업이 전부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최종 양산까지 인증 절차가 만만찮은데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판로 개척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전기차 업체들의 난립으로 구조조정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판매 중인 ㄱ사의 대표는 “아무리 진입장벽이 낮다고 하더라도 최종 제품을 양산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생산에서 인증, 판매,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선 적어도 연간 15만대 이상 규모를 갖춰야 손익구조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은 이번 공장 인수가 완료되면 개·보수와 추가 설비투자를 거쳐 오는 2021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2025년에 연간 15만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제휴해, 전기차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위탁 생산해 납품하거나 중국 등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 생산한 뒤 동남아 등에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괄담당은 “협력할 업체들과 물밑에서 접촉 중이며 발주처와 생산 차종, 판로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90년 설립된 엠에스오토텍은 경북 경주시에 본사와 공장을 둔 차체 부품 전문제조업체다. 핵심 계열사인 ㈜명신을 포함해 금형 제작업체인 엠에스티 등 국내에 8개의 법인과 미국·중국·인도·브라질 등 국외에 5개 법인을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대차 사장을 지낸 이양섭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아들인 이태규씨가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9천억원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