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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등 라면 업계가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백기’를 든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제과·제빵 업계를 겨냥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라면과 빵을 만드는 재료인 밀 가격 하락에서 출발한 가격 인하 요구가 식품업계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2022~2023년에 걸쳐 평균 약 24%의 가격 인상에 나선 에스피씨(SPC)삼립이 원재료인 국제 소맥분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스피씨삼립은 국내 양산빵 1위 업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1분기에도 가격 인상에 나선 에스피씨삼립의 행태를 꼬집었다. 단체는 “에스피씨삼립은 원부자재 인상 외에도 인건비, 물류비 등 생산 제반 비용의 상승을 이유로 올 2월에도 약 50여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며 “2022년과 2023년 누적 가격 인상 폭을 합치면 24.3%나 된다. 특히 정통 크림빵 가격 인상률은 36.7%에 달했다”고 짚었다. 올해 1분기 소맥분 가격은 kg당 551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631원에 견줘 12.7% 하락했음에도 에스피씨가 1분기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폭리’라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에스피씨삼립이 원재료 가격이 내렸을 때도 가격이 올린 것을 보면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원가 상승을 꼽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에스피씨삼립은 2019년 6월에도 제품 가격을 6.9% 올렸는데, 이 당시 원재료인 소맥분 가격은 전년 대비 12%나 하락한 상황이었다”며 “대기업이 소비자와 시장 영향력을 고려치 않은 채 쉽사리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에스피씨삼립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5%, 영업이익은 9.5% 증가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