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적자가 계속됐고, 서비스수지도 여전히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사상 최대 적자를 냈던 올해 1월과 비교하면 2월 적자 폭은 줄었다.

한국은행은 2월 경상수지(잠정치)가 5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1980년 1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인 ‘-42억1천만달러’를 나타낸 데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냈다.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입 차이를 보여주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13억달러다. 수출액이 505억2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6.3%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518억2천만달러로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도 승용차와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늘고, 수입 측면에선 소비재와 자본재가 줄면서 적자 폭은 역대 최대였던 1월(73억2천만달러)보다는 축소됐다.

외국과의 서비스 거래를 나타내는 ‘서비스수지’는 20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 적자다. 1월과 마찬가지로 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보다 많아, 서비스수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여행수지가 10억1천만달러 적자였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고, 해외 출국자 수도 1월보다 2월에 줄어들면서 적자 규모는 1월(32억7천만달러)보다 작았다.

본원소득수지는 31억2천만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적자 폭을 좁히는데 도움을 줬다. 본원소득수지는 우리 국민의 해외 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관련 대가(배당금, 이자, 급여 등)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 수지는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에서 받아오는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이 시행되면서 배당소득은 23억5천만달러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은 전달(58억3천만 달러)보다는 감소했는데,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들로부터 받아오는 배당의 월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과 정부는 경상수지가 4월까지 큰 변동성을 기록하다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바라봤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4월까지 소득수지 요인에 따른 경상수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3월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하고 있고 무역수지도 시차를 두고 완만히 개선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연간 200억달러대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상수지에서 핵심 구성 항목인 상품수지는 3월에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3월 무역수지(수출입 차이)가 46억2천만달러 적자로 2월(52억7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에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한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관광객이 늘면서 여행수지에 개선 여지가 있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화물 운임이 하락하면서 2월에 적자 전환(2억2천만달러)했던 운송수지가 3월에 나빠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