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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벌어진 ‘행정망 먹통’ 사태의 정확한 발생 원인과 국민 보상 방안 마련 등 사후 수습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성과 자랑에 나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정부 디지털 행정서비스 쪽에서 장애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을 외면한 채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란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와 행정안전부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으로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를 열고, 디지털 정부 성과를 공유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했다. 고진 디플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디플정 출범 후 지난 1년간 국민편의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며 정책 성과를 소개했다. 민간 플랫폼을 통해 주택 청약정보 조회·신청·맞춤형 안내가 가능하도록 한 ‘청약정보 통합조회’,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를 쉽게 하도록 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프로필 정보만 입력하면 인공지능 맞춤형 정책을 모아 볼 수 있는 ‘청년정책 종합 플랫폼’(내년 2월 공개 예정) 등을 내세웠다.

디지털 정부 쪽은 내년에 7925억원의 예상을 배정받은 상태다. 올해보다 209억원 늘어난 규모이다.

이 자리에선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다. 조상명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과 한순기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국장은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오형완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부사장, 김주영 한국인터넷진흥원 본부장, 이수영 서울대 교수는 국민포장을, 관세청, 네이버랩스, 대전교통공사, 부산광역시, 브이드림, 와이즈넛, 한국부동산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디플정 위원장 표창을 각각 받았다.

이날 디플정과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 관련 기업들의 국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 ‘글로벌 디피지(DPG) 얼라이언스’도 띄웠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디지털플랫폼정부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국외진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최근 영국과 체결한 ‘한-영 디지털정부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계기로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도국 시장에도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진출하는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 의장을 맡은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국외 디지털 시장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행정망 및 디지털 행정서비스 먹통 사태가 네차례나 발생해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 17일 발생한 공무원 행정망 ‘새올행정시스템’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 마비 사태는 3일이나 이어졌고, 19일 행안부의 ‘복구 완료’ 선언에도 불구하고 22일엔 주민등록시스템 장애, 23일엔 조달청의 나라장터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24일에는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정부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 접속이 중단됐다.

디지털 정부 운용 일을 맡고 있는 한 업체 임원은 “네트워크와 디지털 서비스는 사람 손을 거치는 일이라 언제나, 어느 곳에서든 오류나 장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거의 트라우마 수준의 먹통 사태를 겪어 주시하고 있고, 장애도 이어지는 상황인데, 성과 자랑과 포상 잔치까지 하다니, 너무 뻔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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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