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애플이 좋아, 내가 좋아?” 삼성페이 ‘유료화’에 카드사 떠는 이유

등록 2023-05-23 06:00수정 2023-05-23 14:39

삼성전자, 8개 카드사에 ‘수수료 유료화’ 검토중
애플페이 국내 확산 늦추려는 셈법 작용한듯
삼성페이 결제 모습. 연합뉴스
삼성페이 결제 모습. 연합뉴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에 맞선 삼성페이의 반격에 카드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출시 약 8년 만에 수수료 유료화에 나서면서 카드사에 ‘개별 계약’ 방침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애플페이와 제휴하는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수료율 등을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들이 감지된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게 될 카드사들이 결국 수수료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삼성페이와 이용 계약을 맺은 8개 전업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2014년 11월 이후 1년마다 자동으로 연장해오던 기존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향후 계약은 개별 카드사와 진행하고, 기본 수수료율을 애플페이와 같은 수준인 0.15%로 하되,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를 낮춰주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받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동시에 애플페이 확산에 제동을 거는 전략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삼성페이 출시 이후 무료로 해왔던 결제 수수료를 유료화 하면서 추후 구체적인 것은 개별 카드사와 각각 계약을 맺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이를 애플페이와 제휴할 경우 수수료율 등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카드사들보다 계약 조건이 나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계약 조건이 카드사마다 달라질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 간편결제 1위 업체인 네이버페이와 서비스를 연동하는가 하면, 아이폰 주요 고객층인 1020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애플을 견제하는 듯한 행보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애플페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카드사들도 멈칫하는 모습이다. 현재 애플페이는 국내에서 현대카드만 제휴를 맺고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애플페이와의 계약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삼성전자와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 부담이 달라지는 상황이라 고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사이에 낀 카드사들은 분주히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도 중요하고, 향후 성장성이 큰 애플페이와 제휴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이용액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신용·체크카드 평균 이용금액 2조7460억원 중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간편결제 비중은 23.4%로, 지난 2020년 3월 말 16.3%에서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애플페이를 포기하면 아이폰 사용자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일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0∼20대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카드사 미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카드사들이 결국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대신 늘어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 수수료가 증가하면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고객 혜택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현기차 누가 사, 전기차는 중국차”…수상한 댓글 출처 보니 1.

“현기차 누가 사, 전기차는 중국차”…수상한 댓글 출처 보니

10월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음악 못 듣나?…‘공정위 제재’ 진실은 2.

10월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음악 못 듣나?…‘공정위 제재’ 진실은

[단독] 부라보콘의 ‘콘’ 바뀌었는데, 왜 공정위가 ‘칼’ 뽑았나 3.

[단독] 부라보콘의 ‘콘’ 바뀌었는데, 왜 공정위가 ‘칼’ 뽑았나

‘K-밸류업 지수’ 사흘 동안 2.4%↑…오늘부터 실시간 공개 4.

‘K-밸류업 지수’ 사흘 동안 2.4%↑…오늘부터 실시간 공개

삼성전자, 갤럭시 탭 S10 공개…11인치 일반형은 없애 5.

삼성전자, 갤럭시 탭 S10 공개…11인치 일반형은 없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