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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태영, 총수 사재출연 없는 ‘맹탕 자구안’ 내놓자…채권단 싸늘

등록 2024-01-03 20:17

SBS 뺀 계열사 지분매각·담보 제시
윤세영 회장 “기회달라” 눈물 호소
산은 “합의안 자구 계획 이행 안돼”
11일 워크아웃 개시까지 난항 전망
태영건설 채권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거널 채권자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3일 첫 채권단 설명회에서 기존의 고통 분담 방안 외에 새로운 추가 내용을 내놓지 않은데다 계열주(총수 일가) 사재 출연 규모도 없는 ‘알맹이 빠진’ 자구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이달 11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태영과 채권단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이 직접 채권단 앞에 나타나 눈물 어린 호소에 나섰지만, 워크아웃의 키를 잡고 있는 케이디비(KDB)산업은행과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채권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오는 11일 열릴 채권단협의회 안건 관련 사전설명회를 열었다. 산은 여의도 본점에서 오후 3시에 열린 설명회에는 채권단 관계자 600여명이 몰려들었다.

태영그룹의 자구 의지에 의구심을 표하며 불만을 드러내왔던 산은은 이날 설명회에서도 태영건설 쪽을 강하게 압박했다. 양재호 산은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태영그룹이 애초 제시하고 (채권단과) 합의한 자구 계획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주채권은행 입장에서 (현재 태영그룹의 자구 계획과 의지가) 워크아웃을 추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채권액 기준 3.3%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들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 쪽에서 제시한 자구안으로는 나머지 96.7%의 채권을 들고 있는 채권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태영그룹이 지난해 12월28일 제출한 자구안에는 우량 계열사인 에스비에스(SBS)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이 담겼다.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에코비트 지분 50%를 매각하고, 블루원 지분(9월 말 기준 87.7%)은 매각을 추진하되 여의치 않으면 평택싸이로 지분(62.5%)과 함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블루원의 시장가치를 3천억원, 평택싸이로 지분 가치를 1천억원 정도로 평가했다.

채권단 쪽은 이런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성토를 쏟아냈다. 채권단 관계자들은 “자구책이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다” “자구책에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며 에스비에스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와이홀딩스 쪽은 “의견 드리기가 어렵다”며 이런 요청을 일축했다. 이에 산은은 “11일까지 태영그룹에 좀 더 전향적이고 과감한 추가 자구 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명회 이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이) 간곡함이 있다면 상응되게 자구계획안을 제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또 다른 고강도 압박 카드도 내밀었다. 다음달 11일 워크아웃이 개시되더라도 그 이후 진행되는 3~4개월간의 실사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는 태영그룹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추가 자구안을 오는 11일 채권자 집회 전까지 내놓으라는 취지다.

태영 쪽은 윤세영 그룹 회장이 설명회를 찾아 태영건설의 재기 가능성을 강조하며 채권단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호소했다. 윤 회장은 “문제가 되는 태영건설 우발채무는 2조5천억원 정도”라며 “기회를 주면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사재 출연을 포함해 추가 자구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주빈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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