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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이 8일 추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워크아웃 무산에 따른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가능성은 식지 않고 있다. 채권단 구성이 다양하고 이해관계도 다 다른 탓에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조건(채권자 75% 동의, 신용공여액 기준)이 충족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이에 따라 위기의 불길이 다른 건설사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시장 분석도 나온다. 위험군으로 언급된 건설사들은 유동성이 충분하다며 해명자료를 내거나 관련 증권사 보고서가 수정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한 예로 태영건설 회사채 가격은 크게 떨어지는 와중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금리 급등(가격 급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워크아웃이 순항하면서 그 영향도 태영건설에 한정될 공산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해서였다.
새해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태영건설의 자구책을 놓고 채권단의 반발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에 앞서 채권단과 맺은 합의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채권단의 불만은 들끓었다. 당장 신용평가기관과 증권사들이 잇달아 보고서를 내어 ‘건설사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하나증권은 지난 4일 낸 보고서에서 “태영건설 외에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와 미분양 리스크로 유동성이 빠르게 축소되는 위험 기업을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롯데건설은 태영건설과 유사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과 함께 지에스(GS)건설, 신세계건설,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을 주요 모니터링 기업으로 꼽았다.
[%%IMAGE2%%] [%%IMAGE3%%]거론된 기업들은 ‘우려 불식’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롯데건설은 하나증권 보고서가 나온 당일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조6천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해명성 보도자료를 냈다. 롯데건설을 짚은 하나증권 보고서는 현재 관련 내용이 삭제된 상태다. 하나증권 쪽은 한겨레에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가 롯데건설만 (언론에서)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내용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되는 건설사 회사채 규모는 약 2조5천억원이다. 피에프 부실 현실화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회사채 차환 발행 부담이 급격히 높아진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위원은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건설사가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 차입과 우발채무 부담이 큰 건설사를 중심으로 불안이 확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시장에선 고수익을 노린 단타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태영건설 주가는 워크아웃 신청 전날인 12월27일에는 19.57% 하락했지만, 지난 5일 현재 지난해 폐장 종가 대비 33.48% 올랐다. 특히 태영건설 우선주는 지난 2~4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신세계건설과 동부건설 주가는 올해 들어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IMAGE4%%]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