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짐 조던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이 소속 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하원의장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17일 만에 하원의장과 의장 후보 3명이 잇따라 낙마한 것으로, 다수당인 공화당의 내분이 길어지면서 하원 기능의 마비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하원의장직 도전을 선언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지난 20일 본회의 3차 투표에서도 당선되지 못하고 당내 신임 투표도 부결되자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앞서 이달 3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초강경파와 민주당의 합세로 해임당하고, 그 뒤를 이으려던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당 후보로 선출되고도 반대파 설득에 실패하자 본회의 표결도 해보지 못하고 12일 사퇴했다.

조던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까지 참여하는 본회의 표결을 3차례 했으나 당선에 잇따라 실패했다. 재적 기준으로 과반인 217표가 필요하지만 1차 200표, 2차 199표, 3차 194표로 갈수록 득표수가 줄었다. 3차에서는 공화당 의원들 중 25명이나 다른 이들에게 표를 줬다. 반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속 당 의원들이 몰표를 줘 210표를 얻었다.

조던 위원장은 3차 투표에서도 고배를 마신 직후 신임을 묻는 당내 비밀투표를 실시했다가 86대 112표로 부결되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동료 의원들 57%가 후보직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조던 위원장은 사퇴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엔엔(CNN)은 톰 에머 원내대표와 케빈 헌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누가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심한 내분을 극복하고 전폭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의 공식 후보로 뽑히더라도 본회의에서 자당 의원 221명 중 5명 이상이 반대하면 의장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 매카시 전 의장은 초강경파 8명이 민주당과 함께 해임에 찬성해 물러났고, 스컬리스 원내대표도 초강경파의 지지 획득에 실패하자 뜻을 접었다. 이번에는 대표적 강경파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조던 위원장이 공화당 정통파한테 반격을 당한 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조던 위원장이 낙마한 날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의 방어를 돕고 멕시코와의 국경 경비도 강화하겠다며 의회에 1050억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안을 보냈다. 하지만 의장 공석 사태로 본예산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하원에서 추가 예산안은 당분간 논의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