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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한한령 풀리나…중국, 3년9개월 만에 한국 게임 허가

등록 2020-12-03 19:26수정 2020-12-04 02:31

컴투스 모바일 게임 ‘서머너스 워’ 승인
사드 이후 보복조처 완화 청신호 해석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컴투스 누리집 갈무리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컴투스 누리집 갈무리

중국이 국내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에 대한 자국 내 서비스 허가(판호)를 승인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중국 쪽이 취한 경제 보복인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 개시 이후 3년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3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소식’ 자료를 냈다. 이를 보면, 베이징 예술과학전자출판사가 수입한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중국명 ‘모링자오환’)를 비롯한 96개 게임에 대한 판호를 승인·발급했다. 판호는 ‘온라인 게임 전자 출판물 승인 번호’의 약칭으로, 국가신문출판서 방송·영화·텔레비전 총국이 심사를 거쳐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승인할 때 부여하는 번호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제(2일) 저녁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았다”며 “게임 서비스는 내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머너즈 워’는 2014년 6월 글로벌 출시한 모바일 게임으로, 컴투스 쪽은 2016년 말 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국 정부에 신청한 바 있다. 컴투스 쪽은 “중국 당국이 판호를 발급하면서 이유나 배경 등은 설명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017년 3월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내 신규판호 발급 중단 이후 첫번째 발급 사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화 분야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중국 쪽의 협조를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당시 강경화 장관은 “양국 간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속 소통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한 바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2일 공개한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소식’ 자료. 목록 6번째가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에 관한 내용이다. 공식 누리집 갈무리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2일 공개한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소식’ 자료. 목록 6번째가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에 관한 내용이다. 공식 누리집 갈무리

중국 당국이 컴투스에 돌연 판호를 발급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선 한한령에 따른 게임 규제가 서서히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서 이미 판호를 받은 업체 외에 후발 주자들은 게임 한한령 탓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다.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모바일 게임 판호를 컴투스가 받아낸 건 국내 게임업체로선 새 기회가 열렸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를 보면 2019년 말 현재 중국 게임시장은 279억달러로,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 쪽은 기본적으로 한한령이란 표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컴투스에 대한 판호 발급은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까지는 몰라도, 한-중 간 문화 협력과 교류 회복을 위한 ‘좋은 첫걸음’이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길윤형 김경락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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