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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0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여 동안 중단했던 한국 등 78개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했다. 한국에 대한 단체여행이 공식 허용된 것은 코로나 이후 3년7개월 만이고, 중국인들이 주변 눈치를 안 보고 한국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한·중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빚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이날 누리집에 올린 ‘중국 국민의 해외여행 관련 세번째 통지’를 통해 한국 등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이날부터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인 단체여행 허용 국가는 한국·미국·일본·튀르키예·독일·영국 등 78개국이었다. 지난 2~3월 단체여행을 허용했던 60개국을 합하면, 중국인들은 총 138개국에 단체 국외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전세계 200여개국 가운데 70%이지만, 실제 단체여행을 갈 수 있는 국가는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여유부는 “경제·사회 발전에 더욱 복무하기 위해, 중국 국민의 국외여행 국가를 회복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자국민의 국외 단체여행을 전면 금지했다가 지난 2월부터 이를 순차적으로 푸는 중이다. 1차로 지난 2월 타이·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했고, 3월에는 베트남·이란·프랑스·스페인 등 40개국을 해제한 바 있다. 한국은 2016년 중국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한국행 단체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 그로 인해 2016년 807만명에 이르던 중국인 방문객이 2017년 417만명으로 반 토막 났다. 이후 양국 간 냉각 분위기가 풀리면서 상하이시와 장쑤성 등 지방정부가 2017년 말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며 2019년 중국인 방문객은 602만명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다시 2020년 69만명, 2021년 17만명, 2022년 23만명으로 급감했다. [%%IMAGE2%%] 중국 정부는 9일 중국 입국 비자를 받을 때 외국인에게 의무적으로 요구했던 지문 채취도 올 연말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입국 전 지문 채취는 중국에 대한 입국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 역할을 해왔다. 그로 인해 올해 1분기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만2천명에 그쳤다. 2019년 1분기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370만명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숫자다. 중국 정부의 이날 조처에 대해 일본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소자키 요시히코 일본 관방 부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의 단체여행 재개 방침에 대해 “일-중 교류를 계속 활발히 하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959만명으로, 전체의 약 30%였다. 중국이 자국민의 국외 단체여행 제한을 풀고,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하는 것은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사람의 왕래를 활발하게 만드는 여행 카드를 빼든 것이다. 중국은 지난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대(-0.3%)로 전환했고, 같은 달 수출액이 15% 넘게 감소하는 등 심각한 경기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세금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소비 촉진책 도입 등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이징 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도쿄 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