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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피파의 ‘2년 주기 월드컵’ 담론 / 김창금

등록 2021-10-24 13:58수정 2021-10-25 02:33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포맷 개혁에 적극적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7년, ‘2026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32개 나라에서 48개 나라로 확대했다. 아시아에 배당된 본선 진출권은 4.5장에서 8.5장으로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2026 월드컵 개최지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로 결정됐는데, 월드컵이 세 나라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월드컵을 2년마다 여는 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5월 총회에서 안건이 제기된 이후, 아르센 벵거 피파 글로벌 개발 책임자가 개편안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최근까지 비정기적 온라인 서밋을 통해 회원국들에 진행 경과를 알렸다. 파울루 벤투 한국팀 감독을 비롯해 각 나라 사령탑을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를 열기도 했다.

피파의 혁신안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대한축구협회를 포함한 아시아축구연맹(AFC),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격년 개최안에 긍정적이다. 반면 유럽축구연맹(UEFA)과 남미축구연맹(CONMEBOL) 등 기득권 집단은 권위가 떨어진다며 반발한다. 축구 마케팅이 중요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파는 유럽 등으로 분권화되고 자본이 편중되는 상황을 직접 관리하면 비용을 줄이고 회원국에 돌아갈 혜택이 커진다는 담론을 만들고 있다. 2019년 6~7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북중미골드컵, 코파아메리카, 여자월드컵 등이 성공한 사례를 통해, 축구의 가치는 확장할수록 커진다고 본다. A매치 캘린더의 소집 횟수를 줄여 선수 부담을 줄이겠다는 복안도 있다.

피파의 2년 주기 월드컵 방안은 ‘4년 주기 메가스포츠’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다. 모든 게 짧아지는 디지털 시대에 2년 주기 월드컵이 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피파는 11월까지 의견 청취를 마친 뒤 12월 연구 결과를 회원국에 보고한다.

전문가들은 2년 주기 개최안이 총회에 부쳐지면, 211개 회원국의 표 대결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축구연맹의 반발이 최대 걸림돌이지만, 격년제 월드컵 시대가 꿈이 아니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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