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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당대회로 ‘친윤 일색 지도부’를 갖춘 국민의힘이 주요 당직도 친윤계로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들의 선택이 ‘윤심’이었다는 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분명하게 확인되자, 친윤계 지도부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의원들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철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걸로 알려졌다. 재선의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내고 윤 대통령 당선자 시절 총괄보좌역을 맡은 당내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이다.
당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은 특히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주요 당직이다.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대표로 당선된 김 대표가 사무총장이라는 요직 인선에도 결국 ‘윤심’을 주요하게 고려해 대통령실과 사이가 좋고 소통이 잘 되는 이 의원을 낙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과 검사 생활을 함께 한 또 다른 친윤계 정점식 의원도 사무총장으로 거론된다.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원내대표설’도 나오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기간 동안 “차기 당 지도부에서는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현재까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김 대표가 전당대회 초기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띄우며 친윤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당대표에 당선된 만큼 장 의원이 차기 지도부에서 어떤 역할이든 맞지 않겠냐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는 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선출하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제원 의원이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역량도 있고 또 필요성도 있다고 본다”며 “(원내대표가) 임명직이 아니니까 무조건 열려 있지만 그것은 지금 현역 국회의원들이 판단할 몫”이라면서 장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다른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선출직인데 얼마든지 선거에 나와서 심판받는 것 자체는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당 안에서 장 의원 출마 얘기가 무르익는 단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이번 지도부가 친윤계로 선출된 만큼 다양성을 위해 당직에는 안철수 의원 쪽 등 비윤계가 일부 참여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주요 당직마저 ‘친윤일변도’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려가 나온다. 한 비윤계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당원들은 윤심을 선택했을지 몰라도, 지도부가 모두 친윤계면 다음 총선 때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13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대표 쪽 관계자는 “지도부가 모두 친윤계라는 비판을 감안해 마지막까지 계파 안배에 주안점을 두고 인선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