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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을 만나 당내 과학기술 분야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조했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구호에 따른 행보다. 하지만 안 의원은 “당분간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제안을 고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안 의원을 만나 2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만난 건, 3·8 전당대회가 끝나고 닷새 만이다.
김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전세계적으로 기술경쟁과 기술패권이 생존 문제로 연결돼 있어, 과학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안철수 의원이 지휘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 “당내 과학기술 관련 특위를 구성해 활동하면서 정부 정책 선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본인이 이어지는 선거 때문에 많이 지쳐있기 때문에 재충전한 뒤 맡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도 “우선은 저에게 재충전할 시간을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간 선거를 5번 치르면서 많이 지쳐있다”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당분간 생각할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고사 배경을 밝혔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의 안정화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의 중요성을 김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민심을 용산(대통령실)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이와 관련 “일본과 관련된 일부터 시작해서 여러 사안에 대해 민심의 반응을 당이 더 잘 안다”며 “그것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제대로된 민심을 용산에 전달하는 것이 당의 역할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안 의원과는 앞으로 총선 압승을 위해 많은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김 대표가 전당대회 동안 강조한 ‘연포탕’ 구호의 실천으로 추진됐다. 김 대표는 오는 14일에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만나고,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과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