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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땅값은 도로값이에요. 도로가 좋아지면 땅값은 올라가. 종점 변경은 무조건 호재죠.”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확산하자,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장관은 수차례 “종점은 땅값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평 일대 부동산업계는 “(그 일대) 양평 땅부자들이 휘파람을 분다”며 땅값 상승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김 여사 일가 땅으로 알려진 29필지 가운데 12필지(1만5531㎡·4698평)가 개발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지목했다. 이곳은 모두 김 여사 오빠와 언니 등이 2005~2012년 상속이 아닌 매입을 통해 취득한 땅이다. 8일 <한겨레>와 만난 경기도 양평군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 7명은 김 여사 일가 땅 가운데 종점 변경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노른자 땅”으로 양평읍 공흥리와 백안리, 양근리 9필지를 우선 지목했다. 종점이 양서면(원안)이 아닌 강상면으로 변경된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양근리·공흥리→남양평나들목→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 송파·강남권으로 20분 만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애초 원안인 양서면 종점대로라면 남양평나들목까지 약 8㎞를 더 달려야 한다. 등기부등본 열람 등을 통해 확인한 김 여사 일가 소유 양평읍 일대 땅(9필지)은 4636㎡(1402평)에 달한다. 강상면에서 직선으로 3~4㎞ 정도 떨어져 있으며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IMAGE2%%] 양평군 강상면에서 20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ㄱ씨는 “강상면이 종점으로 고속도로가 뚫리면 강남에서 양평읍까지 20분 만에 올 수 있다. 출퇴근도 충분히 가능하고, 전원생활 하려는 강남 부자들이 땅 사서 집을 짓고 강남까지 출근할 수도 있다”며 “종점이 양평읍과 가까운 강상면에 생기면 양평읍 시내 땅은 돈이 없어 못 살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읍 부동산 중개업자 김아무개(51)씨 역시 “지하철이 생기기만 해도 집값 오르는데, 고속도로 종점 변경되면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읍 땅들 당연히 이익을 보지 않겠느냐”며 “양평읍 쪽 땅부자들은 종점이 변경됐다고 발표했을 때 모두 환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자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개발 이익을 따져볼 때, 양평 일대 땅값과 강남 집값이 연동된다는 점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업자는 강남과 양평 땅값의 관계를 “‘몸통과 발가락’ 같은 관계”로 비유했다. 그는 “현재 1시간 이상 걸리는 강남-양평이 20분대로 들어온다는 건 베드타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강남 집값 상승으로 여유가 생긴 강남 부동산 부자들이 주말농장이나 세컨드하우스 등의 용도로 양평 일대 땅 투자에 대거 몰리면서 집값은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고 설명한 뒤 개발 이익은 종점이 연결되는 양평읍 일대가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는 강상면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이후 교통 유입이 늘어나면 양평읍 양근리와 강상면 병산리를 잇는 왕복 2차로가 4차로로 늘어나고 ‘군’이 ‘시’로 승격될 것이라는 ‘장밋빛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ㄱ씨는 “종점 변경으로 양평읍 쪽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 이를 받아낼 수 있게 2차선 다리들이 넓어져야 한다. 이번 고속도로 건설 추진으로 양근대교까지 차선 확대도 논의됐다”며 “향후 시로 승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군과 시는 다르다. 양평 땅값 족보 자체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부동산업자들은 김 여사의 오빠와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소유한 강상면 병산리 일대 땅 3필지(1만895㎡·3295평)도 종점 변경 시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 호재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토지들은 현재 ‘보전관리지역’이지만 과거 아파트 등 주택단지 개발 바람이 불기도 했다. 해당 임야 토지는 2010년 9월 김 여사 오빠 김아무개씨가 매매했고, 2017년 1월 이에스아이엔디가 다시 법인 매매했다. 강상면 부동산 중개업자 ㄴ씨는 “해당 토지들은 현재 시세가 평당 70만~100만원 사이인데, 토목공사에 들어가게 되면 평당 150만원까지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스아이엔디는 특혜 의혹이 있었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회사로, 현재 수원지검은 공흥지구 사업시행사 대표인 김 여사의 오빠를 수사 중이다. 한편, 양평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원희룡 장관이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선 “직권남용”이라며 양평군 일대의 비판이 거셌다. 양평읍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ㄷ씨는 “처음엔 ‘잘못 들었나’ 싶었다. 우리 세금으로 예비 타당성까지 검토한 것을 그렇게 백지화하겠다고 한 게 너무나 황당하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정치권이 제발 어느 방식으로든 대화를 잘해서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씨도 “원래 원안이 됐든, 변경안이 됐든 국토부 장관이 본인 감정대로 취소시켜버린 게 더 잘못됐다”고 했다. 양평/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