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1%%]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을 상대로 돈봉투 살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쪽이 “형사책임은 최종적으로 송 전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캠프에서 자신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강 전 감사의 변호인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린 세번째 공판기일에서 “강 전 감사는 송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실질적으로 조직본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전 감사의 변호인은 “강 전 감사가 조직본부 구성에 관여하면서 2021년 3월 지역본부장에게 금품을 준 것은 맞다. 그런데 조직이 구성된 후엔 강 전 감사의 비중이 급감했고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직본부를 총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감사가) 조직본부를 구성했다고 해서 일어난 일을 모두 책임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마치 (선거)캠프를 범죄단체처럼 보는 것 아닌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강 전 감사의 변호인은 이어 “이 전 사무부총장은 강 전 감사보다 3살 많고, 이미 국회의원·서초구청장 후보로 출마했고, 이낙연·박영선 선거캠프에도 있었다”며 “이런 경력이나 입지, 지역구만 봐도 이 전 사무부총장이 과연 당내 보직이 없는 강 전 감사의 지시·권유에 의해 움직였다고 볼 수 있나”라고 말했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윤관석 의원 등 국회의원과 선거캠프 관계자 등에게 9400만원을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강 전 감사의 변호인은 “윤 의원에게 6천만원을 전달하는 등 실질적으로 자금을 수송한 사람은 모두 이정근”이라며 “강 전 감사는 지역본부장 8명에게 50만원짜리 봉투를 나눠준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대로라면 당대표 선거의 형사적 책임은 최종적으로 총괄 라인인 송 전 대표가 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강 전 감사와 이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을 틀어 반박했다. 녹음파일에서 이 전 사무부총장은 “나는 강래구가 시키는 대로 여기 가라면 여기, 저기 가라면 저기 갔다. 그러니까 캠프 일에 관해서는 강래구하고 논의해야지. 강래구 너는 뭐 하러 돈 써가면서 그 애들을 관리했냐”고 말했다.

또한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윤 의원 주재로 열린 송영길 캠프 핵심 인사 모임 ‘기획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담긴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를 추가 증거로 제출하고 “강씨의 경선캠프 내 지위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강 전 감사의 재판을 이 전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 재판과 오는 10일부터 병합해 심리할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