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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아무개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가 생존한 병사가 사고 원인을 ‘부하 탓’으로 돌리며 비난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진술 내용을 두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고, 책임을 인정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비판했다.

ㄱ씨는 14일 군인권센터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이 군사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박정훈 대령의 항명 사건 재판을 맡은 군사법원에 제출한 188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사고 책임을 부하에게 떠넘기는가 하면, 전역 직후 자신을 고소한 ㄱ씨와 그 가족을 비난했다.

ㄱ씨는 임 전 사단장이 ‘자신의 지시를 현장 지휘관들이 잘못 알아들어 생긴 일’이라며 ‘부하 탓’을 하는 것에 대해 “사고가 난 날은 사단장이 시찰하러 온다고 다들 긴장해있었던 날”이라며 “그런 날 대놓고 사단장의 명령을 어기고 무리하고 위험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대대장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ㄱ씨는 “(그렇다면) 스스로 무능력하고 영향력 없는 사단장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역 직후 자신을 고소한 ㄱ씨를 두고 임 전 사단장이 ‘정확한 정보를 인식한 상태에서 그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 믿지 않는다’고 진술한 대목에 대해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제 뜻으로 사단장을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ㄱ씨는 “자신을 고소한 것이 국민을 선동하고, 지휘권을 와해시키는 이적행위이고 북한 사이버 공격의 한 형태라던데 제가 북한의 지령이라도 받고 일부러 사단장을 고소한 것인가. 황당해서 뭐라 덧붙일 말도 없다”고 했다.

또 ㄱ씨는 “(임 전 사단장이) 제가 같이 작전에 투입된 다른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적인 노력을 평가절하하고, 채 상병의 고귀한 희생을 폄훼하는 명예훼손을 했다고 써놨던데 저도 그 작전에 투입되었던 사람”이라며 “우리의 피땀을 사단장 명예를 드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동원하다가 소중한 전우를 잃게 만들었는지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여전히 사고 당일의 기억이 떠올라 채 상병을 만나러 현충원으로 가다가도 미안한 마음에 발길을 돌리게 된다는 ㄱ씨는 “(임 전 사단장) 진술서 어디에도 채 상병의 명복을 빈다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이 없던데 참 씁쓸하다. 수사기관과 국회가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