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이 20일 전남 신안 씨원리조트&라마다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3회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 16강 대진 번호를 보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톱스타의 경연장?
20일 전남 신안군 씨원리조트&라마다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 개막식 및 대진 추첨식(16강)은 팬들이 좋아하는 ‘추억의 스타’가 모두 소환됐다. 행사장에서는 “2000년대 응씨배 16강 대진을 보는 것 같다”는 탄성도 나왔다.
이날 추첨식에는 과거 한국의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서봉수 9단을 비롯해 8명이 나왔고, 일본(3명)과 중국(3명), 대만(2명)에서도 스타 기사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참가했다.
일본 출전 기사인 ‘우주류’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과 정반대의 극도 실리주의자인 ‘지하철 바둑’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화상으로 등장했고, 중국에서는 과거 이창호 9단과 용호상박했던 창하오 9단이 나와 대회의 무게감이 커졌다.
20일 전남 신안의 씨원리조트&라마다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바둑대회 개막식에서 박우량(아래 가운데) 군수와 조훈현 9단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다케미야 9단은 “현지에 가서 여러분과 만나 뵙고 싶었는데 아쉽다. 바둑 부분에서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인사말을 전했고, 대만의 왕밍완 9단도 “안녕하세요 여러분. 왕밍완입니다”라며 한국 팬들에게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들 외국 기사들은 자국의 기원이나 사무실에서 한국어 통역의 도움을 받아 추첨식에 참여했다.
이날 대진에서는 조훈현-위빈(중국), 이창호-왕민완, 유창혁-왕리청(대만), 서봉수-다카오 신지(일본), 김수장-창하오, 최규병-고바야시 고이치, 김영환-다케미야 마사키, 김찬우-차오다위안(중국)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조훈현 9단은 이날 대진 추첨식에서 각오를 질문받자, “옛날에는 다 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승이 목표”라고 했고, 이창호 9단은 “첫판이 부담이지만 편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챔피언 유창혁 9단은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16강 대진 추첨식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중국, 일본, 대만의 출전 기사들. 한국기원 제공
신안 국제시니어대회는 만 50살 이상 프로기사가 출전하는데, 1975년생인 이창호와 1976년생인 중국의 창하오는 후원사 시드와 초청 기사로 출전했다.
21일 16강전과 8강전이 열리며, 22일 4강전과 결승전이 치러진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60초 초읽기 3회다. 우승상금은 3천만원.
신안/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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