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빌드업 대 역습?
한국 축구대표팀의 현·전직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52)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74) 이라크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최종예선 A조 첫 경기(2일 밤8시·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선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 승리로 산뜻한 본선행 출발을, 최근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게 된 아드보카트 감독은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한국(36위)이 이라크(70위)를 앞선다. 역대 맞전적에서도 한국은 7승11무2패로 우위. 하지만 최종예선 팀들의 전력차는 크지 않다. 더욱이 손흥민(토트넘) 등 한국의 주력 선수들이 경기 이틀 전 팀에 합류한 반면, 이라크는 아드보카트 감독 지휘 아래 스페인과 터키에서 3주 가까이 훈련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벤투 감독도 1일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분명히 2차 예선 팀보다 강하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라크가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는 게 우리의 변명이 될 수 없다.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기본적으로 골키퍼부터 패스를 통한 빌드업 축구를 선호한다. 좌우 측면의 풀백들은 상대 진영 깊숙이 들어가 공격에 가담한다. 이 때문에 중간에서 공·수의 연결 고리를 해주는 선수들이 중요하다. 시야와 패스 능력을 갖춘 황인범(카잔)과 권창훈(수원), 남태희(알두하일)의 역할이 요구된다. 여기에 손흥민의 스피드와 황의조(보르도), 조규성(김천)의 결정력으로 승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 한국팀을 이끌었던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은 “한국을 어렵게 만들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한국 축구의 색깔을 아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의 약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실리적인 축구를 한다. 한국의 측면 공격을 막으면서 역습을 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피파는 이날 누리집을 통해 한국과 이라크의 핵심 선수로 손흥민과 알리 아드난을 꼽았다. 손흥민은 “한국팀을 이끄는 동력원”이라고 했고, 아드난에 대해서는 “터키, 이탈리아, 미국의 클럽에서 값진 경험을 얻은 노련한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한국으로서는 이라크의 역습에 대비하기 위해 특히 수비의 안정성이 요구된다. 한국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은 “최종예선에서는 멘털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감 있게 임하고, 투지 있게 많이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남태희는 “기회가 오면 꼭 살려 득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로 이란(26위), 아랍에미리트(68위), 이라크, 시리아(80위), 레바논(98위) 등 중동 팀과 조 1~2위에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다툰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이 운명의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전할지 주목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