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벤투의 빌드업, 이라크 ‘여우 작전’ 못 뚫었다

등록 2021-09-02 22:10수정 2021-09-03 02:41

월드컵 최종예선 A조 이라크전 0-0
점유율은 압도했지만 ‘속빈 강정’ 평
상대팀 만만치 않아 대표팀 험로 예고
손흥민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빌드업과 볼 점유율 압도. 하지만 결정력 없는 빌드업은 ‘속빈 강정’일 뿐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번째 경기에서 이라크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A조 6개팀 가운데 1~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위해 산뜻한 출발이 필요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내용도 팬들의 기대치에는 크게 떨어졌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앞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의 최전방에 원톱으로 황의조(보르도)를 낙점했고,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 송민규(전북)를 2선 공격에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황인범(카잔)과 손준호(산둥 타이샨)가 연결 고리를 맡았고, 포백인 홍철(울산),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김문환(엘에이FC)이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 후방을 책임졌다.

이날 경기는 예상한 대로 한국의 점유율 축구와 이라크의 실용전술이 부딪혔다. 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 한국(36위)에 뒤지는 이라크(70위)는 5백을 세우는 등 거의 5-4-1 전형으로 나섰다. 한국의 강공을 막은 뒤 역습을 노리겠다는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감독의 ‘여우같은’ 작전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과거 한국팀을 맡은 바 있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이라크 아흐메드 이브라힘 칼라프가 프리킥을 위해 내려놓은 공을 야금야금 앞으로 여러 차례 옮기다 경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이라크 아흐메드 이브라힘 칼라프가 프리킥을 위해 내려놓은 공을 야금야금 앞으로 여러 차례 옮기다 경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이런 이라크의 촘촘한 벽을 뚫기 위해 중앙과 측면의 활로를 찾아 나갔다. 김문환과 홍철이 깊숙이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면 중앙에서 손흥민과 이재성 등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벤투 빌드업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전진패스보다는 횡패스가 많았고, 때로 앞으로 찔러준 공이 끊겨 위기를 맞는 순간도 있었다. 선수들이 공을 빼앗기면 적극적인 압박수비로 공을 되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유율만으로 이라크의 수비벽을 파괴할 수 없었다.

전반 24분 김문환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수비의 방해를 뚫고 터치했으나 골문을 벗어났고, 27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는 이재성이 골문 앞에서 찬 공이 밖으로 나갔다. 전반 31분 손흥민이 얻은 프리킥을 처리한 황인범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잡혔다.

후반 들어서도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예리한 전진패스나 속도감 있는 패턴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전방의 황의조는 완전히 고립된 형태로 상대에 위협이 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초반 이용(전북)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을 투입했고, 후반 중반에 들어서는 권창훈(수원)을 가동하며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아크 부근에서 처리한 황인범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고, 후반 26분 홍철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한 황희찬의 공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자신의 슛이 이라크 골키퍼 파하드 탈리브에게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한국 황의조가 자신의 슛이 이라크 골키퍼 파하드 탈리브에게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직접 올리는 공중볼 투입을 늘렸고, 중거리슛도 시도했다. 하지만 무딘 세트피스 등 전체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결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은 길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의 한계였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2차예선과 달리 최종예선 상대팀들은 한국의 점유율 축구를 예상하고,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점유율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공격의 패턴이 다양하고, 전진패스가 빠르고 정교해야 한다. 원톱이 고립된다면 제로톱 등 다른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지만 그런 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