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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뚝심’ 본선서도 ‘팬심’ 홀릴까

등록 2022-02-02 14:22수정 2022-02-03 02:31

누가 뭐래도 패스, 빌드업 축구 외곬
최장수 재임으로 색깔, 조직력 강화
본선 무대에서 또 ‘변신해야’ 지적
파울루 벤투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왜 저 선수를 쓰지?’

축구팬들이 갖는 의문은 이런 식이다. 하지만 선수기용 권한은 감독한테 있다. 그리고 성공을 거둔다면, 그땐 할 말이 없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현지시각)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전 쾌승(2-0)으로 10회 연속 본선행을 일군 것은, 대표팀뿐 아니라 감독 개인 측면에서도 승리를 의미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최종예선 첫 경기 이라크전(0-0) 때만 해도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후 승점을 쌓아 8경기만(6승2무)에 A조 2위로 한국의 통산 11회 월드컵 진출의 길을 개척했다. 과연 어떤 힘이 있을까.

누가 뭐래도 빌드업 전개

벤투 감독의 축구는 패싱, 빌드업, 점유율로 압축할 수 있다. 골키퍼가 롱킥으로 공을 전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골키퍼부터 패스로 공을 건네고,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거쳐서 약속된 플레이를 하거나 기본형의 변환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까닭에 국내 최고의 골키퍼로는 조현우가 손으로 꼽히지만, 빌드업에 비교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는 일이 많다.

필드 플레이어는 상대가 압박해 들어와도 허투루 공을 전방으로 보낼 수 없다. 이런 축구는 과거 롱볼 위주의 우당탕 축구에 비해 아름답다. 하지만 시리아전 전반에 나온 수비수의 백패스 실수로 인한 실점 위기 등 안전성이 떨어질 때도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이 현대적인 패싱 축구를 대표팀에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한국 축구의 발전 여건을 만들었다. 다만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두바이/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 두바이/연합뉴스

역대 최장수 대표팀 감독의 힘
벤투 감독의 카리스마는 월드컵 본선행 확정으로 더 강화됐다. 선수들은 본선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그의 말을 법처럼 여겨야 한다. 대표 선수들의 리더십 존중은 여러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수비수 김민재는 과거 인터뷰에서 “짧은 소집기간이지만 수비수 입장에서는 전술이 바뀌지 않아 적응하기 쉽다. 벤투 감독은 정확하다”고 말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이 3년 이상 재임하면서 선수들은 사령탑의 요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골키퍼는 수비수가 돼야 하고, 측면 수비수는 공격에 가담하고, 공격수는 제1의 수비수가 돼야 한다.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 조규성을 황의조와 함께 투톱으로 활용한 것은 ‘뛰는 축구’를 강조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최종예선 7차 레바논전(1-0)에서는 11명의 선발 선수를 바꾸지 않는 무모한(?) 고집을 보이기도 했다. 변일우 경희고 축구부 고문은 “우승하면 선수 덕분이라고 하지만, 선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감독이다. 일단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운도 따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선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은 지난해 3월 원정 한-일전 패배(0-3)로 경질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을 신뢰한다”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국내 K리그에서 나오는 젊은 재능과 손흥민 등 경험 많은 유럽파 선수들을 바탕으로 벤투 감독이 자신의 지도력을 극대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한국은 중동팀에 비해 준비를 잘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는 다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우리가 상대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했고, 변일우 경희고 고문도 “압박이 강한 팀들은 상대가 빌드업하기를 바란다. 조직력과 힘으로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까닭에 벤트 감독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수비하다가 빠른 공격수를 활용한 역습 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빌드업 축구는 강팀을 만났을 때 대량실점에 노출될 수 있다. 수비 안정화와 세트피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최종예선 9~10차전 뒤 평가전 일정을 짤 때는 우리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강팀과 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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