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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그 후…‘랭킹 1위’가 남기고 간 숙제 푸는 6월

등록 2022-06-03 17:01수정 2022-06-03 17:36

2일 브라질전 1-5 완패 본선 예방주사
‘빌드업 축구’에 ‘실리 축구’ 장착해야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브라질의 친선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과 브라질의 친선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승리한 브라질보다 완패한 한국이 더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피파랭킹 1위)과 평가전에서 1-5로 졌다. 치치 감독은 부상 우려가 있던 네이마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고 늦게 합류한 카세미루, 비니시우스 등을 모두 내보내며 한국을 전력으로 상대했다. 덕분에 이날 경기는 올겨울 카타르에서 만날 강팀들을 대비해 벤투호의 현재를 가늠할 더없이 적절한 기회가 됐다. 장지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월드컵 본선 탑시드 팀은 이런 수준이라고 예상해야 한다. 아주 값진 평가전을 한 것”이라고 평했다.

브라질의 비니시우스(가운데)가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의 비니시우스(가운데)가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팅·점유율·패스 모두 밀린 ‘빌드업 축구’의 명암

한국은 점수뿐만 아니라 대부분 숫자에서 크게 밀렸다. 슈팅은 7-25로 3.5배까지 차이가 났고 점유율이 40-60, 패스 숫자는 403-591, 패스 성공률은 86-90으로 벌어졌다. 그간 벤투호가 겨뤘던 ‘상대적 강팀’들과 비교하면 실력 수준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아시아의 맹주 이란을 상대로 1승1무를 거뒀던 두 번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슈팅·점유율·패스성공률을 모두 앞섰다. ‘요코하마의 굴욕’이라고 불리는 지난해 봄 일본전 패배(0-3) 때는 이번처럼 대부분 수치에서 밀렸다. 다만 당시 유효슈팅이 1개에 그쳤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6개의 유효슛(브라질은 9개)을 쐈다.

종합하면 평소보다 패스 성공률이 떨어졌고 슈팅을 많이 허용했지만 위협적인 유효슈팅도 제법 기록했다. 벤투호의 기본 시스템인 ‘빌드업 축구’가 명암을 두루 드러낸 셈이다. 후방에서 시작하는 짧은 패스로 경기 지배력을 확보해나가는 데 방점이 찍힌 벤투 감독의 축구는 브라질의 세계 최고 수준 압박 앞에 실책을 연발하며 고전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이제 와서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다. 실책을 줄이는 식으로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전술적 유연성 확보’를 1번 과제로 꼽았다.

브라질의 네이마르(오른쪽)가 두번째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의 네이마르(오른쪽)가 두번째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려앉고 싶어서 내려앉는 것 아니고

김대길 해설위원은 “수비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부터 세밀한 압박을 하면서 후방 수비 부담을 덜고 손흥민·황희찬 등을 활용한 카운터 한방으로 로드맵을 가져가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 위원은 “브라질전에서 우리가 내려앉고 싶어서 내려앉은 게 아니다. (새 전술을 입힐)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손흥민도 토트넘에서 리버풀·맨체스터 시티 상대할 때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빛을 봤다. 선수들은 익숙하다. 벤투 감독 철학의 문제다”라고 했다.

장지현 해설위원 역시 “허리라인을 강화해서 실점 줄이는 체계를 만들고, 공격도 짧은 패스 빌드업 고집하기보다는 다이렉트한 전개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벤투 감독이 롱볼을 적극적으로 주문한 경기도 있었다. 현 체제에서 그런 콘셉트를 테스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제 경기에서는 사이드·뒤 공간으로 큰 전환이 몇 번 나왔지만 백패스 해서 다시 만들어가는 장면이 더 많았다. (롱볼로) 돌발 상황을 더 만들고 순간 스피드와 부분 전술 활용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황의조가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의조가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선 상대가 모두 브라질인 것도 아니다

결국 핵심은 기존 빌드업 축구를 기본으로 삼되 다양성을 갖추는 일이다. 한준희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효율적이고 정확한 역습 패턴 등 실리 축구를 지금보다는 장착해야 하는 것도 맞고, 주도적인 빌드업을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도 맞다”고 했다. 한 위원은 “우리가 본선에서 만날 팀이 다 브라질은 아니다. (같은 조에 속한) 우루과이 같은 경우는 견고하고 끈질긴 수비로 한 방을 노리는 팀이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시간대도 분명히 적지 않게 나올 것이다. 본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려면 양수겸장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벤투 감독도, 캡틴 손흥민도, 동점골의 주인공 황의조도 브라질전 이후 “많이 배운 경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칠레(6일), 파라과이(10일), 이집트(14일)까지 올여름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전의 배움을 시험하고 익힐 세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다. 한준희 위원은 “칠레는 브라질만큼 중원 압박을 잘할 수 있는 팀이고, 파라과이는 빌드업 기조를 테스트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이집트 역시 조직력이 좋다. 세 팀이 모두 스타일·장단이 달라 우리에게는 굉장히 좋은 공부 자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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