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6일(한국시각) 유로 2020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만원 관중 앞에 득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EPA 연합뉴스
국내 팬들한테는 호오(好惡)의 양가 감정을 일으키는 호날두. 하지만 그의 재능의 신비함을 거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가 16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유럽축구챔피언십) 2020 F조 1차전 헝가리와 경기에서 멀티골을 몰아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는 이날 골로 2004년 대회 이후 5회 연속 득점하는 동시에, 유로 대회 통산 최다골(11골)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프랑스의 미셸 플라티니(9골)와 호날두가 공유했다.
호날두는 1-0으로 앞서 가던 후반 42분 페널티킥 골, 후반 추가시간 개인기에 이은 추가포로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호날두는 2019년 유벤투스 소속 일원으로 방한했고, 당시 한국 프로축구 올스타팀과 대결에 국내 팬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출장하지 않았다. 이후 관중이 티켓값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한국 팬들을 무시한 듯한 호날두의 태도에 안티팬들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축구에 관한 한 그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여전한 활동량과 결정력을 선보인 호날두는 경기 뒤 “내가 2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선 대회 이후 처음으로 총 6만7천여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유로 2020은 코로나19로 1년 늦게 개막했고, 다른 나라에서는 제한적으로 관중을 입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10개국 중 헝가리는 관중 제한을 두지 않았고, 이로 인해 경기장은 코로나19 이전의 열띤 상황을 연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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