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TV ‘스포츠왓수다’ 유쾌한 수다
현장 레슨 “큐 걸 때 검지 꽉 닫아야”
현장 레슨 “큐 걸 때 검지 꽉 닫아야”
“아빠가 뒤늦게 알고 활짝 웃었죠.”(김민아)
“아빠하고 당구장에서 살았죠.”(전애린)
프로당구 신생팀 엔에이치(NH)농협카드 그린포스의 ‘돌풍’ 주역 김민아(31)와 전애린(22). 둘의 성공 뒤엔 아빠가 있다.
김민아는 “대학 동아리에서 아빠 몰래 당구를 시작했다. 나중에 내가 우승을 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아빠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격려해준 게 늘 생각난다”고 말했다. 전애린은 아빠가 당구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당구와 접한 사례다. 그는 “제가 당구장에 가면 삼촌뻘 되는 분들과도 잘 어울리는데, 다 아빠의 덕”이라고 했다.
팀 리그 2위 농협카드에서 둘은 승리의 파랑새다. 김민아는 7월 단체전 1~2라운드에서 단식 5승4패, 복식 6승5패, 애버리지 0.898을 기록했다. 단체전 데뷔 첫해 승률 50%를 넘긴 것도 무섭지만, 고비마다 승수를 추가해 영양만점이었다. 김민아는 “조재호 리더와 팀원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애린은 단식 4승1패, 복식 1승2패, 애버리지 0.942. 출전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여자 개인전 애버리지 톱3에 근접한 순도 높은 정타로 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애린은 “단체전은 부담이 있다. 하지만 공 칠 때와 달리 응원할 땐 발랄하게 해 팀 분위기를 이끈다”고 했다.
물론 까다로운 상대는 있다. 김민아에게는 단식에서 2패를 안긴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될 것 같다. 둘은 프로당구로 넘어오기 전까지 아마 최강자로 가깝게 지낸 친구 사이다. 김민아는 “최근 피아비한테 졌을 때, ‘좀 치네’라며 빈정거리듯 말하면서 서로 웃은 적이 있다”며 “다음 라운드에서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22살 전애린은 “자신감으로 친다”고 했다. 거침 없는 그의 당돌함에는 근거가 있다. 전애린은 “흔히 말하는 클럽이라는 데를 가본 적이 없다. 오후 1시부터 밤늦게까지 당구클럽에서 당구만 연습했다”라며 숨은 노력을 소개했다.
조재호가 주장인 농협카드에는 ‘망치 샷’의 달인이어서 오‘토르’라는 별명이 붙은 오태준을 비롯해, 김현우, 베트남 출신의 응우옌 후인 프엉 린이 포진해 있다. 1~2라운드 5승7무2패로 전체 8개 팀 가운데 2위. 9월 3라운드에서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전기(1~3라운드) 1~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정한다. 둘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아빠 당구’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둘이 초보자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을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 김민아는 자세와 큐를 잡는 법을 강조했는데, “손가락에 큐를 끼울 때 검지와 엄지를 말아 잡아서 큐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단 한번의 교정에도 기자의 당구 실력이 확 올라가는 느낌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 제작진
프로듀서 | 이경주 김도성
취재/진행 | 김창금 김우석
기술 | 박성영 카메라 | 장승호 권영진 배수연
색보정 / 종합편집 | 문석진
장소협조 | 허리우드당구클럽 파두스 용산점
연출 | 이경주
제작 | 한겨레TV X 이우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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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의 김민아(왼쪽)와 전애린.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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