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케이씨씨(KCC) 감독(왼쪽) 등 10개 팀 사령탑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에 손을 뻗고 있다. 프로농구는 10월9일 개막한다. 연합뉴스
“슥(SK) 잡아봐라” “일체유심조” “스틸러빙유”…
3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10개 팀 사령탑들의 다섯 자로 된 출사표다.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표어는 10월9일 개막해 6개월 장정에 들어가는 정규리그에 대한 각오와 열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9월 MG새마을금고 컵대회에서 4승으로 우승한 전희철 에스케이(SK) 감독은 팀의 장점인 스피드를 강조한 “슥 잡아봐라”를 내세웠다. 함께 나온 김선형과 함께 이 문구를 합창한 전 감독은 “다른 팀에 도발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웃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뜻의 “일체유심조”로 팀 정신을 강조했고,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록그룹 스콜피온의 “스틸러빙유”를 내세웠다. 가로채기가 영어로 스틸(steal)이라는 점에 착안해, 올 시즌도 팀의 장기를 살려 나가겠다는 뜻이다. 신생팀 한국도시가스의 유도훈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포스트시즌 진출 열망을 드러낸 이상민 삼성 감독은 “끝까지 간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이날 10개 팀 사령탑은 시즌 우승후보로 케이티를 대거 지목했다. 조성원 엘지(LG) 감독을 비롯해 여럿이 “케이티의 멤버 구성이 좋다”며 표를 몰아주었다. 이에 대해 서동철 케이티 감독은 “한 번 해보고 싶다. 성적과 인기, 매너에서 ‘케이티 소닉붐’의 시즌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2표), 케이씨씨(1표), 한국도시가스(1표)도 주목할 팀으로 꼽혔다.
30일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 감독들로부터 시즌 우승후보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케이티(kt)의 서동철 감독(왼쪽)과 양홍석 선수. 연합뉴스
2021 케이비엘 신인 드래프트에서 차남 김동현(19·연세대)을 1라운드 9순위로 케이씨씨, 장남 김진모(23·중앙대)를 2라운드 3순위로 한국가스공사로 보내는 기쁨을 누린 김승기 감독도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이와 관련해, “두 아들을 포함해 3개 팀에 한 명씩 있다. 우리 가족이 우승할 확률이 30%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농구 인기 회복을 위해 구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팬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했고, 전창진 케이씨씨 감독은 “농구인은 경기력을 높이고, 케이비엘과 구단들은 프로농구 전체가 발전하는 방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10월9일 오후 2시 지난 시즌 챔피언 인삼공사와 정규 1위 케이씨씨의 안양 개막전을 시작으로 장도에 오른다. 평일에는 최소 1경기, 주말과 공휴일엔 각각 3경기가 열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김희옥 KBL 총재(오른쪽)와 김재수 KGC인삼공사 CEO가 30일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