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를까. 차유람이 독기를 품었다.
프로당구 엘피비에이(LPBA)의 스타 차유람(34·웰컴저축은행)이 7일 시작되는 ‘2021~2022 PBA·LPBA 크라운해태 챔피언십’(7~13일·고양 빛마루방송센터) 투어에서 역대 개인전 최고 성적을 노린다.
차유람은 한국 여자당구의 간판이지만 그동안 개인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투어 첫 시즌에 열린 ‘SK렌터카 챔피언십’ 8강이다. 이후에도 16강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출산과 육아 등 개인 사정으로 오랜 공백기를 거쳤고, 전공인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전환하면서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차유람은 웰컴저축은행에 소속하면서 남자 동료인 프레데릭 쿠드롱, 비롤 위마즈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배우면서 애버리지 상승 등 기량을 끌어 올렸다.
실제 올 시즌 단체전 경기에서는 제몫을 톡톡히 하며, 전반기(1~3회 대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데 큰 구실을 했다. 웰컴저축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진즉에 확보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개인전 도전이다. 앞서 차유람은 지난달 열린 시즌 세번째 투어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초반 64강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4명이 한 조가 돼 2명만 32강에 올라가는 ‘서바이벌’ 대결에서 차유람은 일본의 히시가우치 나츠미와 62점으로 동타를 이뤘으나, 하이런에서 밀려 3위가 됐다.
62점이면 보통 다른 조에서는 32강 진출을 확보할 수 있는 점수다. 당시 애버리지도 1.053로 여자부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동점일 경우 순위를 가르는 다음 기준인 하이런 개수에서 히시가우치와 5개로 똑같았고, 두번째로 높은 하이런 개수(4 대 3)에서 밀리면서 눈물을 삼켰다.
차유람은 이번 크라운해태배에서도 1, 2번 시드를 받지 못하고 7일 예선전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이겨야 64강 대진표에 들어갈 수 있다. 올 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나서지 않았고, 9월 TS샴푸 챔피언십에서 32강까지 올랐지만 시즌 누적 점수를 바탕으로 랭킹이 결정되면서 시드를 받을 수 없었다.
차유람은 “지난 대회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늘 예선 라운드부터 시작하며 독기를 품어온 차유람. 그가 이번 크라운해태배에서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