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롱 피아비가 26일 프로당구 에버콜라겐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 지독한 승부사도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을 말할 때는 눈가에 물기가 고였다.
여자 프로당구(LPBA) 랭킹 1위 스롱이 26일 강원도 태백시 고원체육관에서 열린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태백’ 대회 결승에서 오수정을 접전 끝에 4-3(6-11 7-11 11-7 5-11 11-1 11-9 9-1) 역전승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3천만원.
스롱은 6월 시즌 개막전인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으로 다승 선두가 됐다. 또 통산 승수에서도 이미래(TS샴푸·4승), 임정숙(SK렌터카·3승)을 추격하고 있다. 김예은(웰컴저축은행·2승), 강지은(크라운해태·2승)과는 동률이다. 스롱은 랭킹 포인트 3만점을 받아 일인자 위치를 더 굳혔다.
이날 경기에서 스롱은 오수정에 1, 2세트를 빼앗기며 위기에 몰렸다. 3세트에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4세트를 5-11로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한 세트만 더 내주면 패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롱은 5세트에서 깔끔한 뱅크샷으로 초구를 성공하고 6이닝 하이런 5점을 내는 등 상승세(11-1)를 탔고, 여세를 몰아 6세트도 제압한 뒤 마지막 7세트에서 상대를 1점에 묶으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스롱은 우승 확정 뒤 트로피를 향해 달려가 번쩍 들어 올리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우승 소감에서는 한국말로 대회 후원사와 프로당구연맹 등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특히 한국의 팬들을 향해 “삼촌, 오빠들 사랑하고 감사해요”라는 인사를 했다.
캄보디아 말로 고국의 부모님과 팬들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그는 “어머니가 아프시다. 보고 싶고, 가족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캄보디아 국민 여러분 사랑해요”라며 고국 팬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프로당구는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면서 외국에서도 볼 수 있다.
한편 준우승자인 오수정은 우승 상금 900만원과 랭킹 포인트 1만5천점을 받았고, 64강에서 에버리지 2.056을 기록한 이미래는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200만원) 상을 받았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