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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이제 그랜드슬램을 꿈꾼다…다음 목표는 ‘항저우’

등록 2023-08-30 08:00수정 2023-08-30 08:14

[항저우, 우리가 간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신화 연합뉴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신화 연합뉴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입니다.”

한국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쓴 안세영(21·삼성생명)은 자신감이 넘쳤다. 안세영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끝난 2023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2-0(21:12/21:10)으로 완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46년 만에 따낸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이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인 방수현도 못 해냈던 일이다.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안세영은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겸손한 자세로 “앞으로도 즐기면서 내가 해야 할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지만, 행복한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결승에서 승리한 뒤 “잘 즐겼다. 그래서 이겼다”라고 말했던 때처럼 부담감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흘린 피, 땀, 눈물이 비로소 보상받고 있으니 오죽할까. 그는 평소 “패한 경험이 많아서 독하게 준비한다”라고 말해왔었다.

안세영은 어린 시절부더 남달랐다. 풍암초등학교 1학년 때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인 아버지(안정현씨)를 따라다니다가 라켓을 처음 잡았고 이내 재능을 발견했다. ‘셔틀콕 신동’으로 불리며 만 15살 나이에 참가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업팀 언니들까지 전부 이겼다. 중학교 3학년 단식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전승을 거둔 것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이었다. 연맹 추천이 아닌 선발전을 통해 태극 마크를 단 최연소 배드민턴 국가대표도 됐다. 2021년 방영된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에는 중학생 배드민턴 국가대표 한세윤이 나오는데 안세영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었다. 한세윤은 우승한 뒤 안세영이 고등학교 때 했던 세리머니를 똑같이 재현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경험이 부족해 첫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상대는 천위페이(중국)였다. 안세영은 이후 “하루도 안 쉬고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1년 늦게 치러진 도쿄올림픽(2021년) 단식 8강전에서 또 다시 천위페이에 패했다. 경기 뒤 눈물을 펑펑 쏟은 안세영은 말했다. “쉬는 날 없이 계속 훈련했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온 것 같아서 너무 많이 아쉽다. 후회 없이 준비해서 이 정도의 성과가 나왔다. 그렇게 준비해서도 안 됐으니까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연속 좌절을 맛본 안세영은 단점 보완에 나섰다. 그는 수비력은 좋지만 공격력은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넓은 코트 커버력에 비해 스윙 스피드가 느리다는 지적이었다. 안세영은 공격력 보완에 나섰고 쉼없는 훈련 끝에 2023년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에서 연달아 패한 천위페이도 넘어섰다. 2022년까지 겨우 1승(8패)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는 세계선수권 4강전에서 2-0(21:19/21:15)으로 승리하는 등 5승(2패)이나 올렸다. 또 다른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는 통산 성적에서 8승12패로 밀리지만 올해만 놓고 보면 3승2패로 앞선다. 야마구치는 세계선수권 4강전에서 마린에게 0-2(21:23/13:21)로 패해 안세영과 결승 대결이 불발됐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29일 오전 인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으로 입국해 202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따낸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29일 오전 인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으로 입국해 202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따낸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야마구치를 밀어내고 7월31일부터 이어온 세계 1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그는 올해 참가한 12개 국제대회에서 세계선수권 포함 우승 8차례, 준우승 3차례를 기록했다. 나머지 1개 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그런 안세영을 “멈추지 않는(No Stopping)”, “무결점의”(Impeccable)라는 표현으로 묘사한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조금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도 잘 이겨내고 1위다운 자신감을 가지고 잘 풀어냈다. 좋은 결과라 너무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이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4개의 금메달 중 하나는 품게 됐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이 목표이지만, 이제 그 과정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게임을 하다 보면 또 좋은 결과로 보답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32강 탈락, 올림픽 8강 탈락의 패배 역사를 딛고 안세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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