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로버츠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에서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할게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 대한탁구협회 사무실. 정장 차림의 외국인 조엘 로버츠(30·사진)는 한국말로 첫날 출근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대한체육회 산하 60여 종목단체 가운데 외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해천 대한탁구협회 사무처장은 “갈수록 국제업무가 늘고 있다. 규약 해석이나 공문 발송 등을 포함해 대외 의사소통의 중계자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탁구협회는 평상시에도 국제탁구연맹(ITTF) 등 스포츠 기구와 많은 공문을 주고받는다. 규정이나 협약 내용의 세밀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된다. 조엘이 지금까지 느슨하게 처리됐던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점검하게 된다. 그는 또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나갈 때 동행해 미디어 인터뷰를 돕거나, 경기 중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하는 임무도 맡았다.
그는 고교 시절 미국 탁구대표팀 자격으로 코리아오픈에도 참가한 선수 출신이다. 2013년부터 한국에서 7년 이상 생활하면서 탁구를 가르치기도 했고, 타고난 ‘끼’로 티브이 드라마나 영화, 케이블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 등에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최근 입국한 조엘은 “워낙 도전과 여행을 좋아한다. 협회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그런 것들이 나중에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국제탁구연맹 규정집도 번역해야 하고, 지난해 코로나19로 무산된 부산세계탁구대회(단체전) 재유치를 위한 작업에도 참여해야 한다.
그가 탁구협회 직원이기 때문에 드라마 출연 등의 활동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정해천 탁구협회 사무처장은 “조엘이 방송을 통해 대중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탁구를 널리 알린다면 그것도 협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홍보대사로도 자기 구실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엘은 “드라마 찍을 때 감독이 ‘씬(scene), 오케이’라는 말을 할 때 가장 행복했다. 이젠 협회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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