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대표팀의 고진영(왼쪽부터), 박인비, 김효주, 김세영이 5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2라운드에서 얼음 주머니와 양산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가와고에/연합뉴스
더위, 습도, 불투명한 일정.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여자골프 ‘어벤져스’의 의지는 강했다.
한국 여자골프대표팀의 고진영(26), 박인비(33), 김세영(28), 김효주(26)가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천648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2라운드에서 선두권 진입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계 2위 고진영은 이날 4타를 줄여 7언더파 135타로 공동 6위에 올랐고, 김세영과 김효주는 각각 3타와 2타를 줄여 공동 11위(4언더파 138타)를 차지했다.
이날 9타를 줄이며 선두로 나선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13언더파 129타)에 6~9타 뒤진다. 또 공동 2위(9언더파 133타) 그룹에 나나 쾨르스츠 마센(덴마크), 에밀리 크리스티네 페데르센(덴마크), 아디티 아쇼크(인도) 등이 몰려 있어 한국의 우승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 4인방의 기세는 높다.
이날 선전한 고진영은 경기 뒤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선두와 6타 차이는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이언 샷과 퍼팅에서 아쉬움을 남긴 박인비도 “넬리 코르다가 잘 쳤지만, 그런 성적을 낼 수 있다. 불가능은 없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는 전체 60명 가운데 공동 23위(3언더파 139타).
선수들은 이날 섭씨 35도 안팎의 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김세영은 “더위 영향이 확실히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치게 되면 컨디션도 같이 떨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애초 4라운드 경기이지만 7일 악천후가 예보돼 3라운드로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까닭에 고진영과 박인비 등은 시종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퍼팅이 홀을 살짝 빗나가거나, 아이언 샷의 적중도가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고진영은 “그린의 휘어짐을 잘 읽지 못했다”고 했고, 박인비는 “중간 거리의 퍼트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적응기를 거친 만큼 6일 3라운드에서는 반전이 필요하다. 김세영은 “퍼트 때문에 기회를 많이 놓쳤는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고, 우승을 노리는 고진영은 “메달을 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타수 차가 있지만 열심히 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제든 타수를 줄일 수 있는 박인비는 “3라운드에 최대한 많은 버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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