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김영건(왼쪽)과 김정길이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스포츠 4~5급 통합) 결승에서 중국 선수와 대결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
남녀 모두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뒤 표정은 밝았다. 상대 선수를 축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의 백영복(44·장수군장애인체육회), 김영건(37), 김정길(35·이상 광주시청)이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단체전(스포츠 4~5급 통합) 결승에서 중국의 차오닝닝, 궈싱위안, 장옌조에 0-2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대회에 이은 2연패 도전이 멈췄다.
이어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 한국의 서수연(35·광주시청), 이미규(33·울산시장애인체육회), 윤지유(21·성남시청)가 단체전(스포츠 1~3급 통합) 결승에서 중국의 리첸, 류징, 쉐쥐안에 0-2로 지면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이날까지 주영대(1급)의 금메달 포함해 금1개, 은 5개, 동 6개 등 총 12개의 메달을 탁구에서만 산출했다.
이날 남자부 단체전 첫 경기는 김영건-김정길 대 차오닝닝-궈싱위안 짝의 복식으로 이뤄졌다. 김영건은 2004, 2012, 2016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의 간판. 함께 호흡한 김정길과는 ‘환상의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세계 정상권에 머물면서 전력이 많이 노출됐다. 더욱이 4~5급 통합 경기이지만 둘은 4급. 반면 중국의 차오닝닝은 5급이어서 체력적으로 우위였다. 결국 세트마다 팽팽한 대결을 펼쳤지만 단체전 첫 복식 경기를 0-3으로 내줄 수밖에 없었다. 한국 장애인 여자탁구 선수 문성혜의 남편이기도 한 차오닝닝은 긴 팔과 파워로 결정타를 꽂으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두번째 단식에서는 김정길과 ‘중국 사위’ 차오닝닝이 맞붙었다. 김정길은 1세트(5-11)와 3세트(8-11)를 내줬지만, 2세트(11-8)와 4세트(11-9)를 챙겨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하지만 5세트에 차오닝닝의 강공에 막혔다.(4-11) 차오닝닝은 복식, 단식에서 제몫을 다하며 금메달을 챙겼다.
여자부에서는 2016 리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합작한 서수연, 이미규, 윤지유가 금메달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싸웠다.
첫 복식에 나선 이미규와 윤지유는 중국의 쉐쥐안-리첸 짝을 맞아 1~2세트를 제압했으나, 개인 단식 2연패를 일군 중국의 쉐쥐안의 뒷심에 밀리면서 2-3(11-6 11-9 7-11 9-11 9-11)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2단식에서 윤지유를 내세워 반전을 노렸다. 단식 4강전에서 쉐쥐안과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한 윤지유의 설욕 의지도 강했다. 윤지유는 첫 세트 듀스 접전을 비롯해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결국 쉐쥐안의 노련미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한국 장애인 여자탁구는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2012 런던 단체전 은메달 이후 단체전 최고 성적을 거뒀다. 에이스 윤지유는 “파리에서는 애국가가 많이 울렸으면 좋겠다. 잘 안되는 부분을 보강해 파리 대회에서는 이기겠다”고 약속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한국 여자대표팀의 이미규(왼쪽부터), 서수연, 윤지유가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탁구 단체전(스포츠 1~3급 통합) 시상대에서 은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