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제주 원담에 들어온 돌고래 한달의 기록
몽환적인 청록색의 제주 바닷가. 돌고래 한 마리가 한가로이 헤엄치고, 물새가 인사를 하고 간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의 원담. 원담은 제주 바닷가에 돌담을 쌓아 일종의 ‘내해’를 만든 전통 고기잡이 시설이다.
남방큰돌고래가 원담에 들어왔다. 밀물이 되면 얼마든지 바다로 나갈 수 있지만, 이 돌고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원담에서 살았다. 사람과 마을에 가까운 곳. 돌고래에게 위험하지만, 은빛처럼 빛나는 물고기 떼를 쫓으며 돌고래는 원담에서 살았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다 되었다.
제주의 남방큰돌고래는 약 100여마리. 제주도를 뱅뱅 돌며 먹이를 사냥하지만, 이 돌고래는 가을이면 유독 원담에 머물기 좋아한다. 교토대-제주대-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은 이 돌고래의 이름을 ‘담이’라고 부른다.
담이는 2016년 9월과 11월에도 한동안 행원리 원담에서 머물다 갔다. 친구와 같이 들어왔을 때도 있었고, 혼자 있었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올해 10월25일 원담에 들어온 것이다. (관련기사 ‘제주 돌담 찾아와 한달 살다 간 돌고래야’)
위 영상은 드론으로 원담에서 머무는 담이를 교토대-이화여대-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이 찍은 것이다. 밀물 때 바닷물에 잠긴 돌담을 넘어 바다로 돌아가면 되지만, 담이는 원담 안에서 한가로이 지낸다. 청록빛 제주 바다와 돌고래가 펼치는 몽환적인 풍경이 매혹적이다.
담이는 지난 11월 18~22일 사이 바다로 돌아갔다. 김미연 애니멀피플 통신원(일본 교토대 야생동물센터 연구원)은 야생의 외해에서 돌고래와 다시 어울려 지내는 담이를 목격한 사진을 보내왔다.
영상 박선하 피디 slaud@hani.co.kr,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제주 행원리 원담에서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 ‘담이’ 앞으로 물새 한 마리가 날아들고 있다.
11월 중순 제주 행원리 원담에서 나간 뒤 야생 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담이. 뒤에 있는 남방큰돌고래가 담이다. 김미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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