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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 개농장에…식용견 농장서 ‘진도개’ 구조

등록 2021-08-31 17:54수정 2021-09-06 10:20

[애니멀피플]
동물단체 HSI·라이프, 전남 진도군 개농장 적발
천연기념물 등록된 진도개 포함해 65마리 구조
전라남도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가 발견돼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됐다. 라이프, HSI 제공
전라남도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가 발견돼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됐다. 라이프, H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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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진도개가 전남 진도군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됐다.

31일 동물단체 ‘라이프’와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코리아’(이하 HSI)는 “진돗개의 고장인 진도군 군내면 소재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개 65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서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문화재청과 진도군의 관리를 받고 있는 ‘진도개’ 한 마리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진도군은 천연기념물로 관리받는 개들을 다른 진돗개들과 구별해 진도개로 표기한다.

단체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60대 농장주가 지난 20여 년간 식용 목적으로 진돗개와 진도믹스 종의 개들을 사육해온 곳이다. 농장주는 개들을 사육할뿐 아니라 직접 도살해 본인이 운영 중인 보신탕집에서 판매해왔다.

동물단체 라이프와 HSI가 31일 전남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개 65마리를 구조했다. 라이프, HSI 제공
동물단체 라이프와 HSI가 31일 전남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개 65마리를 구조했다. 라이프, HSI 제공

동물단체 라이프와 HSI가 31일 전남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개 65마리를 구조했다. 라이프, HSI 제공
동물단체 라이프와 HSI가 31일 전남 진도군 한 식용견 농장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기르던 개 65마리를 구조했다. 라이프, HSI 제공

농장주의 불법도살은 지난 7월초 개들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주민의 신고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진도군 관계자는 농장주의 전기쇠꼬챙이를 이용한 도살행위와 다른 개들 앞에서 도살을 벌인 증거 등을 포착해 현행범으로 입건하고 고발 조치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른 행위(제8조 1항)와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제8조 2항)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농장의 불법행위가 적발된 뒤에도 한달 넘게 개들은 농장에 그대로 남겨졌다. 단체들은 “진도군은 해당 농장주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 한 마리의 동물도 격리 보호조치 하지 않았다. 수의사와 동행이 어렵다, 동물보호 공간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진돗개는 개농장, 개도살장 그리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견종이다. 카라 제공
진돗개는 개농장, 개도살장 그리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견종이다. 카라 제공

진도군은 31일 애니멀피플과의 통화에서 “개농장 개들의 동물학대 부분은 단체와 저희의 판단이 달랐다. 8월 초 수의사와 동행해 개들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신체적, 정신적 학대가 발견되지 않아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법은 학대를 당한 동물은 ‘학대 재발방지를 위해서 지자체장(시·군·구청장)이 학대 행위자로부터 격리해야 한다’(제14조)고 정하고 있지만, 피학대 동물의 기준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란을 빚고 있다.

이날 구조도 단체가 개농장주와의 개별 협상을 진행해 개 소유권을 이전 받은 뒤에야 이뤄졌다. 65마리 구조견 중 천연기념물이 포함된 사실도 이날 단체가 해당 개체들의 내장칩을 확인하는 도중 드러났다. 진도군은 구조 전까지 개농장 개들 중 천연기념물이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군은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진도개들의 반·입출을 엄격히 관리한다. 현재 진도군 내의 진도개는 약 1만 마리로, 4000여 마리는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나머지 6000마리는 천연기념물 예비 자원으로 문화재청과 진도군의 보호를 받는다.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은 진도개들은 국가 예산으로 관리되며 모두 내장형 인식칩이 삽입돼 있다.

전남 진도군은 진도개테마파크, 진도개공연 등을 통해 천연기념물인 진도개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전남 진도군은 진도개테마파크, 진도개공연 등을 통해 천연기념물인 진도개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단체들은 진도개를 천연기념물로 홍보하는 진도군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에 더욱 분노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한쪽에서는 국가의 문화재로 자랑을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식탁 위에 올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의 이중성은 물론이고, 제도와 국격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살장 한 켠에는 그간 잔혹하게 도살된 개들의 목줄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이는 도살된 개들이 누군가에 의해 길러지고 있던 개들이라는 증거이자 반려견과 식용견이 따로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HSI 김나라 캠페인매니저는 “이번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들과 겉모습이 똑같아 보였다. 진돗개의 고향 진도에서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 개들을 식용 목적으로 키우고 도살한다는 사실이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이날 구조된 개 65마리는 모두 동물보호단체가 준비한 위탁보호소로 이동해 관리 보호 받으며 국내외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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