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카라동물영화제가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된다. 사진은 배우 구교환씨가 출연한 이옥섭 감독의 작품 ‘세 마리’의 한 장면. 카라 제공
동물영화제라고 해서 귀엽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매해 동물과 인간에 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을 소개해 온 카라동물영화제가 4번째로 찾아왔다. 올해 슬로건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다. 니체의 책 제목을 차용해 현대사회에 만연한 인간중심적인 동물 윤리를 살핀다는 의미다.
7일 동물보호단체 카라(대표 전진경)는 제4회 카라동물영화제(KAFF·Kara Animal Film Festival)를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9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카라 전 대표인 영화감독 임순례씨가 맡았다. 상영작들은 영화제 전 기간
온라인 영화관 퍼플레이에서 볼 수 있으며, 개막작 ‘군다’를 포함한 3편의 작품은 개막일에 오프라인 극장에서 상영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12개국 2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7편의 작품을 비롯해 동물권을 다룬 영화는 물론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상영작들은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동물, 쟁점’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라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깊게 파고드는 영화 6편을 소개한다. 이 섹션에서는 프레드릭 와이즈만의 1993년 연출작 <동물원>이 상영된다. 와이즈만 감독은 현재 생존해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카라는 이 작품이 “동물원 운영의 비인도적인 혹은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인 체계를 냉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약 30년 전의 동물 감수성과 현 상황을 비교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빅토르 코르코프스키의 신작 ‘군다’의 한 장면. 카라 제공
이어 두번째 섹션 ‘동물, 신작’은 신작 9편으로 구성됐다. 개막작 <군다>는 러시아 출신 다큐멘터리 거장 빅토르 코르코프스키의 신작으로 농장동물의 일생을 담담하게 다루며 인류의 역할을 묻는 작품이다. 여러 국제영화제들에서 상영됐으며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가 선정한 2020년 최고의 다큐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돼 관심을 모았던 영국 출신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의 <카우>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우유를 공급하는 목적으로 살아가는 젖소 ‘루마’의 삶을 통해 인간들이 동물에게서 무엇을 빼앗고 있는지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상영작 ‘강아지와 함께한 날들’의 한 장면. 카라 제공
마지막 섹션 ‘동물, 단편’에서는 비경쟁 출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포함하여 7편의 단편을 만나볼 수 있다. 배우 구교환씨가 출연한 이옥섭 감독의 <세마리>, 허지예 감독의 <세이브 더 캣> 등 국내 단편이 눈에 띈다.
<군다>, <카우>, <세 마리>는 오프라인으로만 상영된다. 개막일인 23일 CGV 신촌아트레온(서울)에서 이 3편을 특별상영한다. 카라동물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카라 공식 홈페이지(www.ekara.org)와
카라동물영화제 인스타그램(@kara_kaff)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