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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동물의 날 앞두고…비글 21마리 실험실 밖으로

등록 2022-04-20 17:53수정 2022-04-20 19:16

[애니멀피플]
비글구조네트워크, 2020년에 이어 두번째 대규모 구조
“실험기관의 자발적 이관 긍정적…입양까지 이어져야”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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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3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앞두고 동물실험에 동원됐던 비글 21마리가 동물보호단체로 이관됐다. 실험비글의 대규모 구조는 2020년 29마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대표 유영재·이하 비구협)는 국내 대기업 연구기관에서 2년 간의 실험에 이용됐던 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고 전했다.

비구협은 “대부분 동물실험을 마친 비글들은 부검이나 안락사로 2년의 짧은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 21마리의 비글들은 해당 연구소의 협조로 비로소 누군가의 가족으로 자연스러운 삶을 누릴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구협의 설명에 따르면, 비글들은 대체적으로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보호소에 도착했다. 세 마리는 실험 트라우마 탓인지 이동 켄넬 안에서 발을 떼지 못했지만, 나머지 개들은 켄넬 문이 열리자 마자 옆 칸의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보호소 마당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글들은 단체의 입양 프로그램에 따라 3~6개월간의 사회화 기간을 거쳐 국내외 입양을 가게 된다. 해외 입양은 해외 연계단체인 비글프리덤프로젝트(Beagle Freedom Project)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구조된 21마리의 비글들은 대략 30개월령으로 추정되는 개체들로, 지난 2020년 비구협에 기증된 29마리 비글들과 같은 연구기관에서 기증했다. 보통 실험비글들은 6개월령 때 실험실에 공급되며 1~2달의 사육·적응기간을 거쳐 1년 6개월~2년간 실험에 동원된다.

동물보호법에서는 실험 종료 뒤 건강에 이상이 없는 동물은 분양하거나 기증할 수 있다(제23조 제5항)고 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안락사된다. 지난 3년 간 이렇게 실험용으로 사라진 개가 매해 1만 마리에 달한다. 개의 평균 수명이 15~20년인 것을 고려하면 실험비글들은 2년~2년 6개월이라는 짧은 삶을 살고 사라지는 것이다.

21마리의 비글들은 대략 30개월령으로 추정되는 개체들로, 1년 6개월~2년간의 실험을 마치고 단체에 이관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1마리의 비글들은 대략 30개월령으로 추정되는 개체들로, 1년 6개월~2년간의 실험을 마치고 단체에 이관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대부분의 비글들은 대체적으로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몇몇 비글들은 실험실 밖 환경에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대부분의 비글들은 대체적으로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몇몇 비글들은 실험실 밖 환경에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구협은 이번 구조가 연구기관의 두 번째 자발적 기증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영재 비구협 대표는 “불과 6년 전 만해도 실험비글 구조는 3~5마리씩 비공개로 진행됐다. 실험실의 연구원이나 일부 학생들의 강한 의지로 이뤄낸 구조였다. 그러나 2020년과 올해 구조는 연구기관의 결정권자들이 직접 나서서 동물을 살리기로 결정한 것이 굉장히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실험비글들의 국내 입양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2020년 구조된 29마리 중 국내 입양이 완료된 개는 단 4마리뿐이었다. 유영재 대표는 “실험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동물권에 대한 국민 인식도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실험비글에 대한 선입견은 높은 편이다. 실험에 동원됐었으니 건강에 이상이 있을 거라는 편견이 있는데 실험 종료 뒤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건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기관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의료비의 절반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20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기증된 실험비글 21마리가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에 입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유 대표는 “실험비글의 대규모 구조는 미국,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 이외의 국가에서는 전례없는 일이다. 이런 구조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민들의 관심 덕분”이라며 “부디 끝까지 관심을 잃지 않고 이런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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