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가 10주년을 맞아 ‘보통 강아지전: 개가 짖지, 그럼’을 서울 관악구 동물책방 정글핌피에서 개최한다. 사진은 2021년 2월 안락사 직전 시보호소에서 구조된 개 ‘로나’(5살 추정).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개가 짖지, 그럼.”
사진작가 오운씨가 많이 짖는다는 이유로 파양된 한 강아지의 사연을 듣다가 튀어나온 말이다. 개가 짖고 늙고 병들고 털이 빠지는 것은 반려견도 다르지 않지만, 유기견들은 흔히 특별한 이유가 있어 버려졌을 거라는 편견을 받는데 이에 대해 한 말이다.
‘노라’(6살 추정)는 갓 낳은 새끼 3마리와 함께 2021년 8월 시보호소에서 구조됐다. 새끼들은 모두 입양을 갔지만 어미 노라는 여전히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버려진 동물’이란 편견의 꼬리표를 싹둑 잘라낼 행사가 열린다.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가 10주년을 맞아 사진작가 오운, 유기동물 임시보호 플랫폼 핌피바이러스와 유기견 인식 개선을 위한 사진전을 개최한다.
서울 관악구 동물책방 정글핌피에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보통 강아지전: 개가 짖지, 그럼’은 팅커벨프로젝트가 구조한 강아지들을 모델로 한다. 전시는 7월2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고 관람료는 무료다.
팅커벨프로젝트는 지난 10년 동안 서울, 부산, 군산 등 전국 시군보호소에서 유기견 2500여 마리를 구조해 입양을 보내왔다. 현재는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서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운영하며 80여 마리 개들을 보호하며 입양을 돕고 있다.
‘연근이’(7살 추정)는 입양센터 입소 당시 경계심이 심해 동물병원 검진도 힘들 정도였지만 보살핌을 받으며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지난 3년간 두 번이나 입양 갔지만 또다시 파양되는 아픔을 겪고 다시 새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이번 사진전의 주인공은 팅커벨 입양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 로나, 연근이, 태풍이 등 40여 마리다. 팅커벨프로젝트의 오랜 봉사자인 오운 작가가 센터에서 돌보며 포착한 강아지들의 다양하고 친근한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전시를 찾는 시민들에겐는 작품이 담긴 기념엽서가 배포되는데 뒷면의 큐알(QR)코드를 찍으면 개들의 상세한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전이 열리는 동물책방 정글핌피에서는 임시보호에 관한 상담, 입양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다.
‘태풍이’(5살 추정)는 보호자로부터 학대를 당하다 지난해 3월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하게 된 친구다. 열흘간의 공고기간이 끝나도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 팅커벨 입양센터로 오게 됐다. 사람을 잘따르고 산책을 무척 좋아하는 에너지 넘치는 강아지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지난 10년간 시보호소의 공고기간이 지나 안락사 위기에 있는 유기견들을 구조하며 유기견 인식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당장 유기견을 입양하거나 임시보호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유기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잠깐 들러 개들의 예쁜 모습을 봐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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