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 지원 사업을 통해 위중증 동물 치료 대상에 선정돼 수술을 받게 된 반려견 ‘벼리’. 서울시 제공
7살 강아지 ‘벼리’는 얼마 전까지 산책이 힘들었다. 양쪽 다리가 불편해 걷는 것은 물론 서는 것만으로도 심한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보호자 신아무개씨는 벼리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었지만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을 통해 벼리에게 적절한 치료를 해 줄 방법을 찾게 됐다.
서울시 우리동네 동물병원은 취약계층 반려동물에게 필수 동물의료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사업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이 지원 대상이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지역 동물병원을 우리동네 동물병원으로 지정하면, 보호자가 1만원을 부담하고 20~40만원의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21년부터 시행해 올해로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주로 기초검진·예방접종·심장사상충 예방·중성화 수술 등의 진료가 진행되는데, 기초 검진에서 벼리처럼 치료·수술이 시급한 위중증 동물이 발견되면 보호자 자부담 없이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가 치료의 시급성, 중증 정도, 치료 비용 등을 고려해 매달 1마리를 선정하는데, 수술과 치료는 서울 송파구의 샤인동물병원의 100%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동물의 수술·치료는 서울 송파구 샤인동물병원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벼리’가 촉진(위)을 받은 뒤 수술 받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병원의 재능기부로 올해 현재까지 벼리(고관절 탈구), 미미(유선 종양) 등 반려견 2마리가 치료를 받았고 이번 달에는 엉덩이에 큰 혹이 생긴 또순이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송인준 주무관은 “생활비를 아껴 동물을 돌보고 있는 취약계층에게 수백만 원이 드는 수술이나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행히 재능기부 병원의 봉사로 매달 한 마리의 동물이 건강을 되찾고 있다. 치료를 망설였던 취약계층 보호자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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