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의 한 건물 입구에 고양이 사체가 유기되는 사건이 발생해 동물단체들이 목격자와 제보를 구하고 있다. 라이프 제공
전북 군산시 한 건물 출입구에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사건을 목격한 시민의 제보를 구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묘연’은 지난 28일 오후 3시30분께 전북 군산시 중앙동 3층 건물 출입구에서 고양이 사체를 수습했다고 30일 전했다. 현장에서는 4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어린 고양이의 신체 부위와 장기 등이 건물 1층 현관 쪽에 놓여있었다. 현장에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체들은 이런 점으로 미뤄 학대자가 다른 장소에서 고양이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뒤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체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뢰해 진행한 부검에 결과에 따르면, 고양이는 예리한 도구로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들은 “사건이 발생 지역은 바로 인근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있는 곳이다.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끔찍한 현장을 볼 수도 있었던 상황인 만큼 학대 사건을 속히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주변은 평소 길고양이 돌보미들이 고양이를 챙기던 지역으로,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길고양이 혐오 범죄로 보고 군산경찰서에 고발하고 수사를 요청했다.
라이프 심인섭 대표는 “경찰에서 현장 조사나 목격자 탐문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추가 자료 확보가 절실한 상태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차량 블랙박스나 시시티브이(CCTV), 목격 제보 등이 필요하다”면서 “아무런 죄 없는 동물을 잔인하게 살해한 학대자를 찾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시민은
라이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제보하면 된다. (라이프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p/CuCdGpir6tN/)
이번 사건은 어린 고양이를 해치고 초등학교 인근에 전시한 점 등이
‘포항 고양이 연쇄 살해사건’과 유사하다.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북 포항시 북구 일대, 대학 캠퍼스, 초등학교 인근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전시한 학대자는 지난해 구속돼 2년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