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장필순씨는 자신의 반려견 ‘까뮈’가 제주의 한 애견호텔에 맡겨진 지 하루 만에 열사병 증세로 숨졌다며 애견호텔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 나오는데,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부터 반려동물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서울대 보건대학교 황승식 교수 연구팀이 남오스트레일리아 주정부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해 정리한 반려동물 온열질환 예방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땐, 반려동물은 가능한 실내에 머무르도록 해야 한다. 냉방기기로 실내 온도를 낮추거나 환기가 원활히 되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이같은 실내 환경 조성이 어렵다면 반려동물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그늘과 시원한 물이 있는 야외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반려동물이 마실 물그릇은 넉넉히 2개를 준비하고 물에 얼음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료는 실외에 두면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만약 반려동물이 즉시 먹지 않는다면 뚜껑을 덮어놓거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된다.
절대 반려동물을 주차된 차 안이나 차고에 둬서는 안 된다. 폐쇄된 실내의 온도는 매우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창문을 열어두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며 주의를 요하고 있다.
산책은 되도록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하되, 반려동물이 뜨거운 포장도로나 모래 등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물의 발바닥은 매우 민감해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온열질환에 걸린 반려동물은 숨을 가쁘게 쉬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개구 호흡을 한다. 잇몸이 선홍색을 띠고 구토나 침 흘림, 경련, 체온 상승 등도 대표 증상으로 꼽힌다. 만약 반려동물이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입에 물을 조금 부어주면 좋다.
만약 열이 난다면 배꼽 높이까지 물에 담근다. 물을 뿌려 체온을 낮출 수도 있다. 위급상황이라면 수의사의 응급조치를 받아야 하는데, 이동 중에 동물병원에 미리 연락해 의료진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 중에서도 주둥이와 코가 납작한 얼굴을 하고 있는 단두종견(퍼그, 페키니즈, 불도그 등)이나 단두종묘(페르시안 등)가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호흡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상당히 좁아 호흡을 통해 체온을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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