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개 때린 잔혹한 동물카페…이 아이를 돌려보내라고?

[애니멀피플]
동물카페 주인 학대로 개 숨지자…마포구, 긴급격리
법원, 업주 경제 사정 들어 개·고양이 반환 결정

지난해 서울시 마포구의 한 동물카페에서 긴급 구조된 개들이 보호소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잔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개를 망치로 수차례 때리고, 다친 동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죽게 한 서울시 마포구의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다시 업체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 동물보호단체는 아무런 조치 없이 동물들을 학대 현장으로 되돌려 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동물자유연대는 2일 “아직 끝나지 않은 ‘동물카페 학대 사건’의 진행 상황을 공유 드린다. 지난해 11월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마포구 동물카페 학대 사건의 업주가 당시 격리 조치됐던 개와 고양이를 다시 데려가기 위해 벌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전했다.

당시 마포구는 동물카페에서 체험·먹이주기 등에 동원됐던 개 7마리, 고양이 10마리를 피학대 동물로 판단해 긴급격리 조치했다. 동물들은 동물자유연대에서 현재 보호 중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1월27일 방송을 통해 개를 망치로 10여 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서울 시내 한 동물카페 사장의 잔혹한 모습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7일 ‘소유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인 반면 처분 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해당 동물들의 긴급격리 처분의 집행 중지를 결정했다. 동물을 영업에 이용하기 위해 되돌려 달라는 업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마포구는 결정에 불복해 바로 항고했지만, 법원은 6월 이를 기각했다. 마포구는 7월 중순 격리 처분을 유지해달라며 재항고한 상태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 동물카페에서는 업주가 개를 발로 차고, 망치로 10여 차례 내리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불어 카페에서 전시 중이던 타조·사슴·양 등이 다른 동물에게 공격당하거나 병들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죽게 했다. 업주는 지난 5월 1심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2월부터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올해 12월이면 풀려날 전망이다.

마포구는 법원의 결정에 항고 중이긴 하지만 동물자유연대에도 동물 반환을 요청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자체가 설사 강제 집행을 하더라도 동물들을 학대 장소로 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 팀장은 애니멀피플에 “현재 업주의 가족들이 카페를 운영 중인데 동물들의 전시 환경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달라진 점이 없다. 개와 고양이가 다시 같은 현장으로 돌아간다면 먹이 경쟁, 물림 사고 등 이전의 문제들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최근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카페에는 동물학대 논란이 있기 전부터 전시됐던 라쿤, 미어캣, 페럿, 다양한 파충류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동물의 생태나 습성에 맞게 개선된 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이 마포구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동물의 최근 모습.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해 서울이 마포구 동물카페에서 구조된 고양이의 보호소 생활 모습.

송지성 팀장은 “최소 10여 마리의 동물이 학대로 사망한 장소인데 동물을 돌려보내라는 법원의 결정이 납득하기 어렵다. 동물들을 업주의 경제 상황 등을 타개할 물건, 재산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나 지자체도 업체의 폐업을 유도 상황에서 법원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학대 사건에서 행정집행(격리 조치) 정지를 결정하고 학대자에게 보호 비용을 청구하는 일은 흔하지만, 반환 조치까지 내린 점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지난해 12월 개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뿐 아니라 카페에 남겨진 라쿤, 미어캣, 페럿 등의 야생동물도 학대 동물로 격리 조치 해줄 것을 마포구에 요청했지만 보호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현장에 남겨졌다.

김지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