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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맛동산’ 만드는 고양이의 속사정

등록 2018-09-20 09:27수정 2019-04-02 10:31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청결 강박증 아닌 본능적 조심성 때문
모래 파는 시간 짧으면 화장실에 문제
고양이는 다른 소형 고양잇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포식자와 경쟁자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배설물을 감추는 습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는 다른 소형 고양잇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포식자와 경쟁자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배설물을 감추는 습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는 여러 면에서 개와 대조적이지만 배설물을 처리하는 법도 특별하다. 절차가 복잡하다. 전용 화장실에 들어가 바닥 파기, 누기, 냄새 맡기, 덮기를 차례로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고양이는 청결에 무척 신경 쓰는 동물이구나’란 생각이 든다. 동물행동학자들은 고양이가 깨끗한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청결 강박증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조심성을 보여주는 본능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같은 고양잇과 동물인 호랑이나 사자 등은 배설물을 묻지 않는다. 오히려 잘 보이는 곳에 드러내 자신의 영역임을 과시하곤 한다. 배설물 속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페로몬이란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야생 고양이도 영역 가장자리에서는 돌 위 등 잘 보이는 곳에 배설하지만, 새끼가 있거나 늘 거주하는 핵심 구역에서는 땅속에 묻는다.

집고양이도 포식자나 경쟁자의 관심을 피하기 위한 습성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집에서 고양이는 주인을 지배적 고양이로 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배설 상자 밖에 실례하는 고양이는 자신이 주인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걸까. 수의학자들은 그보다는 사람이 배설물 상자와 배설 행동을 잘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본다.

미국 고양이 수의사 협회(AAFP)가 2004년 발간한 ‘고양이 행동 지침’을 보면 배설 문제는 고양이를 기를 때 불거지는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고양이는 하루 대변 1회, 소변 2회를 배변 상자에서 ‘앉아’ 보는데, 종종 발정기 때 서서 벽과 가구에 소량의 오줌을 뿌리기도 한다. 이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행동으로,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함께 기를 때 더 자주 나타난다.

이 지침은 배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배변 상자를 하루 1∼2번 청소하고 까는 모래는 매주 모두 갈아 줄 것을 권고한다. 배변 상자 수는 ‘고양이 마릿수+1’이 좋고, 방해받지 않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에 둔다. 크기는 고양이 몸길이의 1.5배는 돼야 하는데, 시판 상자는 대개 너무 작아 큰 고양이에는 직접 만들어 줄 것을 제안한다. 배변 상자에 들어가 모래를 파는 시간이 4초가 안 된다면 상자의 청결도나 위치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배설 문제는 방광염 등 질병과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개와 고양이의 행동과 상태에 대해 탐구합니다. 격주로 연재합니다.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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