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스틱형 습식 간식 츄르의 진실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이나바펫푸드의 ‘챠오츄르’를 맛보고 있다. 사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왜 츄르에 환장할까 조우재 제일사료(주) 수의영양연구소장는 츄르의 수분 함량을 이유로 들었다. 조 소장은 “사람과는 다르게 반려동물은 맛보다 향에 반응한다. 보통 츄르는 수분 함량이 90%로 액상인 제품들이 많다. 나머지 건더기가 10~15% 정도인데, 수분 함량이 높다 보니 향미제나 원재료의 향이 강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펫푸드관리사 채미효 국제그림푸드레메디연구소 대표도 츄르의 점성 등이 요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채 대표는 “마른 사료를 안 먹던 아이들도 갈아서 점성이 있게 만들어주면 잘 먹는다. 또 조미료인 글루타민산나트륨(MSG), 단백가수분해물등도 감칠맛을 내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_______
츄르의 짠맛, 괜찮을까 ‘짠맛’ 논란이 있었던 일본에서는 지난 2017년 제품평가 사이트 ‘360라이프’가 차오츄르 15종의 염분 수치를 검사했다. 염도가 0.1% 단위로 표시되는 고정밀 디지털 염분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제품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모두 0.4~0.6%의 범위였다. 실험을 진행한 센다이 자두동물병원 우메하라 코우조우 수의사는 “하루에 4~5개 까지는 괜찮은 수치다. 다만, 하루에 2~3개 정도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매사 적극적이지 않은 성향의 고양이 기자 ‘만세’는 츄르를 먹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한다. 사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건강에 안 좋은 건 아닐까 전문가들은 츄르가 어디까지나 ‘간식’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반려인들이 하루 급여량과 성분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 김선철 올리브동물병원 내과과장은 “나이가 많거나 신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인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신장이 안 좋으면 인 성분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며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건강한 고양이도 인과 칼슘 비율이 비슷한 사료를 먹는 것이 좋은데, 간식에서는 그 비율을 확인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사료협회서 권장하는 사료의 칼슘:인 비율은 1:0.83으로 보통 사료에는 1:1 비율로 들어가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츄르 중에는 칼슘과 인의 성분함량이 표시되지 않은 제품도 있다. ‘사료관리법’에 따르면, 원료를 균질하게 배합할 수 없는 제품의 경우 성분등록은 하되 등록 성분량 등록 및 제품 표시는 제외할 수 있기 때문이다. _______
하루에 몇 개까지 먹여도 될까 조우재 소장은 여러 이유로 하루 급여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에서 권하는 간식양은 전체 칼로리의 10% 정도다. 챠오츄르의 경우 4~5킬로 성묘의 사료 섭취량을 50g으로 봤을 때, 간식 허용량은 5g 정도다. 츄르 제품에 권장량으로 적혀있는 4개는 수분을 뺀 츄르 스틱의 용량이 대략 1.4g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염도의 측면에서 보면 더 급여량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채미효 대표는 “일본 업체가 주장하는 4개는 칼로리에 대한 제한을 맞춘 것 뿐이다. “일본 업체가 주장하는 4개는 칼로리에 대한 제한을 맞춘 것뿐이다. 츄르의 원재료 염도는 0.4~0.6%다. 인간이 짠맛을 느끼는 기준인 0.7~1%보다는 낮지만 여러 개를 먹을 경우 짠 간식을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기호성이 좋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식욕부진이 있다거나 수분 섭취가 모자라더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날 반려인과의 애착관계 형성을 위한 보상품 정도로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애니멀피플 고양이 기자 ‘만세’가 반려인에게서 츄르 봉지를 낚아채 도망가고 있다. 사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길고양이에게 줘도 될까 깨끗한 물을 마시기 힘든 길고양이의 경우 실내생활을 하는 고양이보다 신장 질환에 걸리기 쉽다. 신부전증이 있을 수 있는 길고양이에게도 츄르를 줘도 될까? 김선철 과장은 “어쩌다 한 개 씩 주는 것은 수분 보충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음식쓰레기를 먹는 길고양이의 경우 평소 염분 섭취가 높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더라도 쓰레기보다는 츄르가 낫다”고 답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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