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6월 줄리언 어산지와 미치의 모습. 사진 출처 트위터 @embassycat
“줄리언 어산지는 체포됐지만, 그의 고양이는 안전히 잘 있어요.”
13일(현지시각) 폭로 전문 누리집 ‘위키리크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고양이가 무사하다고 전했다. 위키리스크스는 “우리는 어산지의 고양이가 안전하다고 확답할 수 있다. 어산지는 지난해 10월 그의 변호사에게 고양이를 구조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자유롭게 다시 재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소식을 전하며 23초 분량의 짧은 영상도 첨부했다. 영상은 어산지의 반려묘로 보이는 고양이가 어산지의 체포 장면이 방영되는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되자 그의 반려묘인 ‘대사관 고양이’의 행방을 추측하는 외신 보도들이 쏟아졌다.
어산지의 반려묘 이름은 ‘미치’ 혹은 피델 카스트로의 이름을 따서 ‘캣스트로’라고 알려졌지만 ‘대사관 고양이’로 더 유명하다. 미치는 지난 2016년 새끼 고양이일 때 어산지의 피신 생활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가 이후
‘대사관 고양이’(@embassycat)이라는 SNS 계정으로 고양이의 근황을 올리면서 트위터 팔로워 3만2천명인 유명 고양이가 됐다. 넥타이 옷을 입은 미치가 대사관 창문이나 발코니에 나와서 거리를 구경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되기도 했다.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거리를 구경 중인 미치. EPA/연합뉴스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거리를 구경 중인 미치. AFP/연합뉴스
에콰도르 대사관은 지난해 10월 어산지에게 정치적 이슈와 관련된 온라인 활동을 금지하며, 욕실을 깨끗이 청소하고 반려 고양이를 잘 돌보라고 요청했다. 대사관은 어산지가 이 규칙들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고양이를 동물보호단체에 보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어산지가 고양이를 대사관에서 떠나보낸 것은 이즈음으로 보인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에콰도르 대사관 대변인의 말을 전하며, 이미 지난해 9월 미치가 대사관을 떠났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의 법무팀의 일원인 한나 요한슨 또한 지난해 9월 트위터를 통해 “어산지가 변호사에게 고양이를 안전하게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 고양이는 지금 어산지의 가족과 함께 있다”고 전했다.
어산지는 지난 2010년 10월 미국의 기밀 외교전문 25만건을 폭로해 미국 정부에 수배된 직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위키리크스 컨퍼런스를 마친 뒤 2명의 여성을 성희롱·성폭력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했다. 2012년 6월 성범죄 혐의로 신병 인도를 요구한 스웨덴 당국의 청구를 영국 법원이 받아들이자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해 7년간 ‘대사관 망명’ 생활을 해오다 지난 11일 체포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