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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개, ‘칵테일 파티 효과’ 사람보다 뛰어나다

등록 2019-05-02 15:12수정 2019-05-09 13:40

[애니멀피플]
소음 속에서도 낯선 이가 부르는 이름 알아들어…작업견이 반려견보다 우수
개는 시끄러운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가려내어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개는 시끄러운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가려내어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은 시끌벅적한 술집이나 파티장에서도 상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런 능력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 부른다.

뇌와 귀의 협업을 통해 이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뇌가 특정 목소리에 더 집중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귀의 달팽이관은 그 소리의 크기를 높이고 다른 소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대화 상대의 소리를 증폭한다. 마찬가지 원리로 우리는 여러 가지 소리 속에서 자기 이름을 재깍 알아듣는다.

사람 이외의 동물도 소음 속에서 특정한 소리를 가려듣는 능력이 확인된다. 개구리, 곤충, 새 등 합창하는 동물들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황제펭귄은 무리의 시끄러운 소리 속에서 제 새끼나 어미의 소리를 가려내는데, 이는 새끼의 생존과 어미의 번식을 위해 핵심적인 능력이다.

동물 가운데 개는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개는 사람의 시선, 손가락 가리키기, 표정이 무얼 뜻하는지 알아차린다. 시력이 아닌 청력을 통한 소통 능력은 어떨까.

2015년 네팔 지진 현장에서 생존자를 수색하는 수색 및 구조견. 시끄러운 재난 현장에서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을 듣는 능력은 중요하다. 영국 국제개발부 제공.
2015년 네팔 지진 현장에서 생존자를 수색하는 수색 및 구조견. 시끄러운 재난 현장에서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을 듣는 능력은 중요하다. 영국 국제개발부 제공.
미국 메릴랜드 대 동물행동학자들은 여러 가지 개를 대상으로 ‘칵테일 파티 효과’가 있는지 실험했다. 과학저널 ‘동물 인지’ 3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개들이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알아차려, 그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 능력은 아이보다 오히려 나았다.

특히 개들은 주인이 아닌 낯선 사람이 부르는 이름도 알아들어, 시끄러운 재난 상황에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개들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부르는 이름에 반응한다는 것은 작업견에 실질적 의미가 있다”며 “예컨대, 수색·구조견은 비상 상황에서 훈련 담당자 아닌 사람의 명령을 받아야 하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 논문에서 설명했다.

2001년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고 때 붕괴 현장에 투입됐던 구조견을 밖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 해군 제공.
2001년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고 때 붕괴 현장에 투입됐던 구조견을 밖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연구자들은 반려견과 함께 경찰견, 수색 및 구조견, 치료견, 도우미견을 주인이 데리고 있는 가운데 양쪽 스피커로 그 개의 이름이나 (길이와 음색이 비슷한) 다른 개의 이름을 들려주어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리는지 조사했다. 또 배경 소음을 조용할 때, 스피커 소리와 비슷한 소음, 그보다 큰 소음 등으로 나눠 반응의 차이를 알아봤다.

개들은 이름을 부르는 소리보다 소음이 클 때는 알아듣는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개들이 자신의 이름을 감지하는 한계는 배경 소음보다 5데시빌 낮은 음량인 것 같다”며 “작업견을 현장에 투입할 때는 소음 수준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에서 작업견은 반려견보다 이름 알아듣는 능력 면에서 더 뛰어났다. 연구자들은 그 이유를 이름을 부르는 방식과 훈련 때문으로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개에게 명령할 때 ‘앉아’라고 하지 ‘○○야, 앉아’라고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다. 게다가 반려견은 종종 이름 대신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에 견줘 작업견은 명령에 앞서 이름을 부르는 일관된 훈련을 받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mritha Mallikarjun et al, The cocktail party effect in the domestic dog (Canis familiaris), Animal Cognition, https://doi.org/10.1007/s10071-019-01255-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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