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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고양이 표정 읽기, 특별한 능력자 있다

등록 2019-12-05 15:05수정 2019-12-05 15:11

[애니멀피플]
여성, 젊은이, 수의 관계자 뛰어나, 고양이 기르기와는 무관
꼬리와 귀, 소리를 빼고 표정만으로 고양이의 기분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통 전문가는 따로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꼬리와 귀, 소리를 빼고 표정만으로 고양이의 기분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통 전문가는 따로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이나 개와 달리 고양이의 표정을 보고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 젊은이, 수의학 종사자 가운데 이런 ‘고양이 위스퍼러’가 많았다. 놀랍게도 이 능력은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와는 무관했다.

로렌 도슨 등 캐나다 겔프대 동물행동학자들은 과학저널 ‘동물 복지’ 11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고양이 동영상의 최대 데이터베이스이자 ‘팬클럽’이기도 한 유튜브 동영상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연구자들은 동영상에서 추린 20개의 짧은 영상을 참가 의사를 보인 85개국 6300명에게 보여주고, 영상의 고양이가 기분이 좋은 상태인지 나쁜 상태인지 가리게 했다. 영상은 고양이의 눈, 주둥이, 입 등 얼굴 부위의 미묘한 표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정했으며, 기분을 명백하게 드러나는 귀를 뒤로 완전히 젖히거나 이를 드러내는 행동 또는 꼬리를 세우는 등의 행동은 넣지 않았다.

분석 결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고양이의 표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20개의 영상 가운데 기분 상태를 맞춘 것은 평균 12개로 우연히 맞을 확률보다 약간 나은 정도였다.

그러나 응답자의 13%는 영상의 4분의 3인 15개 이상을 맞춰 고양이의 미묘한 표정을 읽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이들 가운데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교신저자인 이 대학 메이슨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점수가 높은 것은 사람과 개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여성이 말이 아닌 감정 표현을 해석하는 데 뛰어나다는 결과가 일치한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여성이 진화과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능력이 선택되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여성과 함께 수의사나 수의 기술자도 고양이의 표정을 잘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직업적인 경험 때문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인터넷에서 고양이 영상에 자주 노출되는 젊은층이 중·장년층보다 표정을 잘 읽었다.

고양이 표정 읽기 테스트 문항의 일부. 위는 긍정적 기분, 아래는 부정적 기분을 나타내는 영상이다. 괄호 안은 정답률을 가리킨다. 도슨 외 (2019) ‘동물 복지’ 제공.
고양이 표정 읽기 테스트 문항의 일부. 위는 긍정적 기분, 아래는 부정적 기분을 나타내는 영상이다. 괄호 안은 정답률을 가리킨다. 도슨 외 (2019) ‘동물 복지’ 제공.

그러나 고양이와 자주 접하는 개인적 경험이 표정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지적했다. 실제로 고양이를 기르는지 아닌지, 얼마나 오래, 많이 기르는지와 정답률과는 관계가 없었다. 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고양이의 긍정적인 기분을 잘 파악했지만, 부정적인 표정을 이해하는 데는 서툴렀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고양이의 복지를 위해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부 사람들이 동물 표정을 잘 읽는다면, 다른 이들도 훈련을 통해 그런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연구자인 이 대학 리 닐 교수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고양이와 반려인 사이의 유대를 강화해 고양이 돌보기와 복지를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정은 사람뿐 아니라 개, 쥐, 말 등이 주요한 소통수단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일반인도 고양이의 표정을 얼마나 알아맞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영문 누리집을 만들어 공개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LC Dawson et al, Humans can identify cats’ affective states from subtle facial expressions, Animal Welfare 2019, 28: 519-531 ISSN 0962-7286, doi: 10.7120/09627286.28.4.51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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