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2019 동물 학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개에 대한 제보가 가장 많았다.
동물자유연대(동자연)가 ‘2019 동물 학대 대응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제보 사건을 분석한 결과 열악한 사육 환경으로 인한 동물 학대가 가장 빈번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가 지난 한 해 접수한 4235건의 제보 가운데 중복된 내용과 단순 관리 소홀 등을 제외한 약 600건을 분석한 결과 사육 환경 문제가 23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물리적 학대 192건 △방치 111건 △유기 40건 △화학물질로 인한 학대 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동자연은 열악한 사육 환경과 관련해 혹서∙혹한기와 같은 환경에 노출된 개농장의 개 및 외부에서 사육되는 동물에 대한 학대 제보가 다수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반려동물의 사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육공간, 먹이, 물 등을 제공하지 않아 동물을 다치고 병들게 하면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단체는 지난해 주요 동물 학대 사건들을 꼽으며 동물 학대가 사회적으로 만연하나 솜방망이식 처벌을 받는 데 불과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동자연은 △유튜브 등 개인 방송 돈벌이 수단이 된 동물 학대 △유기동물과 길고양이를 향한 표적 범죄 △끝나지 않는 식용 개 도살 △반복되는 애니멀 호딩 △아동·청소년의 동물 학대 등의 문제를 꼽았다.
단체는 현행법에서 “동물은 물건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동물의 법적 지위가 동물 학대 사건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값을 치르면 누구나 동물을 쉽게 사서 키울 수 있는 사회 구조 속에서는 학대자가 동물을 키우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동물 학대 예방과 대응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은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 사회의 법, 정책, 관련 산업, 그리고 시민의 삶에 반영되고, 제도로 마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