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이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를 조성하며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번식하고 사육하는 ‘브리딩 센터’를 포함시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강원도 평창군이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를 설립하며 사업에 반려동물 번식·사육시설을 포함시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3일 ‘동물복지 허울 쓴 평창군 반려동물 브리딩 센터 건립 계획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평창군이 사업에서 생산시설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창군은 지난 8월31일 민자사업으로 ㈜삼양꼼빠뇽에서 300억원의 투자를 받아 평창군 종부리 일원에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를 2024년까지 설립한다고 밝혔다. 평창군은 “지난 8월 입찰을 통해 8만7천㎡ 규모 군유지 매입 및 1단계 개발사업에 필요한 인허가를 완료했고, 9월 내 반려동물 사육과 연구를 위한 브리딩 센터를 우선 착공한다”고 전했다.
평창군에 따르면, 20만㎡ 규모로 조성될 테마파크에는 애견호텔, 바이오센터, 메디컬센터, 복지케어센터 등도 지어진다. 반려동물 생애 전반의 맞춤형 복지케어를 목표로 관광 인프라 확충은 물론 의료, 복지, 사료, 펫 용품 등 반려산업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사업자로 나선 삼양꼼빠뇽(대표 김봉오)은 삼양건설산업의 자회사로 반려동물 산업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다. 이들은 반려동물 테마파크 구축, 반려동물 생애관리 시스템 구축과 ‘첨단 브리딩 센터 구축’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어웨어는 “평창군이 반려동물테마파크 등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관광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생산, 판매로 매년 13만 마리의 동물이 버려지는 실정에서 지자체에서 동물보호·복지 향상을 표방하며 동물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평창군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 조감도. 평창군 제공
이어 “사업내용이 현행법상 합법이라 하더라도 생산시설에서 번식용으로 사육 당하는 동물은 복지를 직접적으로 침해당한다. 번식으로 인한 과도한 반려동물의 양산은 무책임한 소유와 유기를 조장하게 된다는 본질적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대다수 반려동물 번식장의 모견들은 품종견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며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삶을 마감한다. 이같은 현실이 동물단체, 미디어를 통해 논란이 되자 농림축산부는 2017년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번식농장 관리 규정을 강화했으나 동물의 입장에서는 철창에 갇혀 번식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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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림축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생산업체는 모두 1186곳이다. 실제로는 공식적 집계보다 더 많이 추산된다. 반려동물생산자협회는 2~3천개, 동물권단체 카라는 3~4천개의 반려동물 생산업체가 전국 곳곳에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오늘 평창군에 공문을 발송해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사업 계획에서 브리딩센터 건립을 삭제할 것을 정식 요청했다. 동물이 들어간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동물을 위한 사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원칙에 의한 행정이 수행될 수 있도록 계속 조력과 감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