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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재난 땐 목줄, 철창이 동물 피해 키울 수 있죠”

등록 2020-09-08 16:31수정 2020-09-08 17:33

[애니멀피플]
코로나·태풍 등 이어지는 재난에도 대책은 부재
동물자유연대, 정책 마련 첫 단계 피해사례 조사
지난달 전남 구례지역에 내린 폭우로 침수된 축사를 탈출한 소떼가 흙탕물 속을 헤엄치며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전남 구례지역에 내린 폭우로 침수된 축사를 탈출한 소떼가 흙탕물 속을 헤엄치며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엔 개집이 통째로 날아가 개 두 마리가 지붕 위에서 구조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7일 태풍 하이선의 피해가 컸던 경북 포항의 한 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날 경북 구미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고라니 한 마리가 구조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기록적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소가 떠내려가고, 무너진 토사에 강아지가 파묻혔다.

7월 말부터 한반도를 뒤흔든 장마·태풍에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속수무책 재난을 겪고 있다. 2017년 포항 지진, 2019년 고성 산불, 2020년 코로나19 확산까지 예측할 수 없는 재해·재난이 이어지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을 위한 재난 대책은 미비한 수준이다.

때마다 반복되는 동물 피해에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3일부터 ‘재해·재난으로 인한 동물의 피해 및 불편 사례 조사’를 시작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진, 폭우, 코로나 등 재난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지만, 동물은 여전히 정부의 재난 대책에서 배제되어 있다. 가축이 아닌 경우에는 그 피해규모마저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동물의 피해 및 불편 사례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난 유형과 위험요소를 분석해 대책 마련 및 입법, 정책 활동의 근거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매몰됐던 강아지 4마리가 어미 개의 구조 요청 몸부림으로 주민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천시 제공
지난달 집중호우로 매몰됐던 강아지 4마리가 어미 개의 구조 요청 몸부림으로 주민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천시 제공
피해 조사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동물자유연대는 시민들이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직접 겪은, 혹은 주변에서 마주한 동물의 피해사례를 간단하게 입력할 수 있게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설문 내용은 재난의 유형과 발생 지역, 시기, 피해 동물 및 피해 내용과 규모 등이다. 사례 모집은 오는 27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설문지 링크)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 팀장은 8일 애피와의 통화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재난시스템에서 반려동물과 관련한 부분은 전무한 상태다. 반려인이 참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요령,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도 없는 실정이라 아주 기초단계라 할 수 있는 반려인들의 피해사례부터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견과 함께 대피소에 입소한 사람들. Kristine Daniels 페이스북
반려견과 함께 대피소에 입소한 사람들. Kristine Daniels 페이스북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의 재난 시 반려동물 안전 대책. 동물자유연대 제공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의 재난 시 반려동물 안전 대책. 동물자유연대 제공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5월20일 ‘재해재난 대비 반려동물 구축을 위한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바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시민단체뿐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재난안전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반려동물 안전대책의 문제점과 민관협력모델 등을 논의했다.

이날 재난안전 소셜 벤처 김동훈 라이프라인코리아 대표는 일본의 효과적인 대응체계를 소개했다. 김동훈 대표는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사람과 반려동물 재해 대책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지방 정부들도 재난 때의 행동 매뉴얼이나, 구호물자 준비 등을 홍보하고 평상시에도 피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도 미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들어 정부의 추진과제로 △재난 발생 전후 행동지침 마련 △반려동물 대피시설 마련 △재난 상황 모의훈련 구축 등을 제안했다.

지난해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마을 마당에서 발견된 개.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해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마을 마당에서 발견된 개. 동물자유연대 제공
채일택 팀장은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는 재난발생시 반려동물만 야외에 묶어두고 대피하는 것을 동물학대로 간주한다. 재난 발생 시에 동물보호도 중요하지만 평소 반려동물을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물을 평소 목줄에 묶거나, 철창에 가두게 되면 재난 때도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채 팀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아직 5일 째라 많은 사례가 수집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모이게 되면 재난 유형별, 상황별, 단계별 지침을 세울 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가 될 수있도록 시민과 반려인들의 많은 참여와 공유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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