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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신종 '색동 망둥이' 오키나와 등서 3종 발견

등록 2021-10-08 14:37수정 2021-10-08 15:47

[애니멀피플]
독특하고 화려한 혼인색 차이로 종 분화 추정…알에서 깨면 바다로
오키나와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망둥이(학명 Lentipes kijimuna) 수컷. 특이한 혼인색과 구애 행동으로 종이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에다 겐 제공.
오키나와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망둥이(학명 Lentipes kijimuna) 수컷. 특이한 혼인색과 구애 행동으로 종이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에다 겐 제공.
오키나와 본섬을 흐르는 맑은 계류에는 눈에 띄는 망둥이가 산다. 얼굴과 아가미, 꼬리 부근 몸통과 등지느러미는 오렌지빛이고 몸통은 광택이 나는 짙고 옅은 푸른빛이 띠를 이룬다.

색동옷을 입은 것 같은 혼인색을 과시하는 이 수컷 망둥이는 이 섬의 다른 한 종과 필리핀 서부 팔라완 섬에서 발견된 또 다른 망둥이와 함께 새로운 종으로 학계에 보고된 민물고기다. 마에다 겐 오키나와 과학기술 대학원대 박사 등은 과학저널 ‘계통분류학 및 생물다양성’ 최근호에 이들 3종의 신종을 보고했다.

마에다 박사는 “2005년 대학원생 시절 오키나와의 개울에서 얼굴과 하반신이 선명한 붉은빛으로 물든 낯선 물고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후 표본을 추가로 채집하는 과정에서 역시 하반신 2곳에 붉은 무늬가 있는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 대학과 필리핀대 연구진은 공동연구를 하다 팔라완 섬에서도 비슷하게 붉은빛이 특징적인 새로운 망둥이를 발견했다.

오키나와 하천에서 발견된 신종 망둥이(학명 Lentipes bunagaya) 수컷과 필리핀 팔라완 섬에서 발견된 신종 망둥이(Lentipes palawanirufus) 수컷. 마에다 겐 제공.
오키나와 하천에서 발견된 신종 망둥이(학명 Lentipes bunagaya) 수컷과 필리핀 팔라완 섬에서 발견된 신종 망둥이(Lentipes palawanirufus) 수컷. 마에다 겐 제공.
이들로부터 유전자를 채취해 디엔에이(DNA)를 분석한 결과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별개의 종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3종이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핵 디엔에이를 포함한 유전체 전체의 염기서열에서 차이가 드러났다”며 “이는 이들의 종 분화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이들 3종의 망둥이 암컷은 서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외모와 색깔이 비슷하다. 그러나 번식기가 되면 수컷이 종마다 특이한 화려한 색깔로 치장하고 암컷에 구애한다. 연구자들은 “암컷은 색깔을 통해 다른 종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종간의 유전적 차이를 유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망둥이 3종과 매우 비슷한 망둥이(Lentipes armatus) 수컷이 화려한 혼인색과 구애 동작으로 암컷(왼쪽)을 유혹하고 있다. 이 망둥이는 1979년 오키나와에서 발견됐다. 마에다 겐 제공.
이번에 발견된 망둥이 3종과 매우 비슷한 망둥이(Lentipes armatus) 수컷이 화려한 혼인색과 구애 동작으로 암컷(왼쪽)을 유혹하고 있다. 이 망둥이는 1979년 오키나와에서 발견됐다. 마에다 겐 제공.
이들 망둥이는 성체는 하천에 살지만 알에서 새끼가 깨어나자마자 바다로 가 어린 시절을 보낸다. 연구자들은 “이런 번식 행동 때문에 새끼가 조류에 운반돼 외딴 섬에 정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본거지는 동남아이고 이런 방식으로 오키나와에 도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에서 이들 망둥이는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문제는 이렇게 바다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가는데 어떻게 격리를 통한 종의 분화가 이뤄지느냐이다. 마에다 박사는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후속 연구 과제”라고 말했다.

망둥이가 속한 망둑어과는 가장 큰 물고기 집안(과)의 하나로 200개 이상의 속에 2000종 이상의 물고기가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도 말뚝망둥어, 짱뚱어, 밀어, 갈문망둑, 문절망둑 등 5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인용 논문: Systematics and Biodiversity, DOI: 10.1080/14772000.2021.1971792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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