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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대멸종 직후 나타나 ‘급속 진화’한 거대 어룡의 비밀

등록 2021-12-24 14:17수정 2021-12-30 02:35

[애니멀피플]
두개골 2m, 몸길이 18m 역대 최대 화석 미국 네바다서 발견
대멸종 뒤 텅 빈 생태계 채운 암모나이트·코노돈트가 거대화 촉진
미국 네바다에서 발견된 거대 어룡의 두개골 화석. 머리 크기만도 성인보다 크다. 마틴 샌더 제공.
미국 네바다에서 발견된 거대 어룡의 두개골 화석. 머리 크기만도 성인보다 크다. 마틴 샌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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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육지를 지배하던 2억5000만년 전 바다에는 향고래와 비슷한 크기의 거대한 어룡이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오랜 이 어룡 화석은 매우 급속한 속도로 진화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틴 샌더 독일 본 대학 고생물학자 등은 24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이 거대 어룡의 발견을 보고하는 한편 어떻게 거대 해양파충류가 출현했는지 분석했다.

미국 네바다 북서부 건조지역의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지층에서 발견된 이 어룡은 두개골 길이만 2m에 몸 전체 길이는 18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크기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화석의 연대”라고 밝혔다.

새로 발견된 거대 어룡의 상상도. 주 먹이인 암모나이트와 코노돈트와 함께 헤엄치고 있다. 스테파니 아브라모비치,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제공.
새로 발견된 거대 어룡의 상상도. 주 먹이인 암모나이트와 코노돈트와 함께 헤엄치고 있다. 스테파니 아브라모비치,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제공.

두개골과 척추 일부 등 잘 보전된 상태로 발견된 이 화석의 연대는 2억4600만년 전으로 첫 어룡이 등장한 지 약 300만년이 지난 뒤였다. 육지 파충류가 바다에 처음 진출했을 때 어룡은 길이가 1m도 되지 않은 아담한 체구였다. 진화론에선 짧은 기간인 불과 300만년 사이 거대화가 이뤄졌다.

연구자들은 “고래에 견줘 어룡의 거대화는 놀랍게 빠르다”고 논문에 적었다. 고래는 5500만년 동안의 진화 역사에서 90%의 기간이 지난 뒤 몸집이 거대해졌지만 어룡은 1억5000만년 진화사에서 첫 1% 기간에 비슷한 크기로 몸집을 불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룡은 어떻게 거대화할 수 있었을까. 연구자들은 고래와 어룡이 모두 대멸종 직후에 출현했다는 데 주목했다. 어룡은 2억5000만년 전 사상 최대 규모인 페름기 대멸종 사태, 고래는 중생대 말 운석 충돌로 빚어진 대멸종 사태 뒤 생태계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출현해 거대화를 이뤘다.

연구자들은 당시의 바다 생태계가 거대 어룡을 지탱할 먹이그물을 이뤘을 것으로 보았다. 현재 고래가 돌고래부터 대왕고래까지 크기도 다양하고 먹이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다양한 어룡이 포식자 무리를 이뤘다는 것이다.

어룡과 암모나이트가 섞여 있는 화석지 모습. 게오르그 올레쉰스키, 본 대학 제공.
어룡과 암모나이트가 섞여 있는 화석지 모습. 게오르그 올레쉰스키, 본 대학 제공.

어룡 화석과 함께 출토된 암모나이트와 코노돈트 화석 등에 비춰 작지만 풍부한 이들 무척추동물이 고래 먹이인 크릴처럼 어룡의 주 먹이가 됐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오징어나 문어 같은 두족류에 껍데기가 달린 형태인 암모나이트와 턱없는 뱀장어 비슷한 코노돈트가 대멸종 사태로 빈 생태계를 채우며 대번성한 덕분에 초기의 어룡이 거대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룡은 중생대를 통틀어 바다를 지배한 해양파충류로 공룡과는 전혀 계통이 다르다. 어룡과 고래는 독립적으로 진화했지만 물고기와 비슷한 몸매와 지느러미로 바다 생활에 적응한 수렴진화의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주 저자인 샌더 박사는 “어룡은 250년 전 영국 남부와 독일에서 골격 화석이 처음 발견된 이래 공룡보다 앞서 과학계에 알려진 첫 대형 화석이었고 대중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동물이었다”고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인용 논문: Science, DOI: 10.1126/science.abf578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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